문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회·성우회·육사총동창회 등 예비역 군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최근 벌어진 몇 가지 일로 우리 군의 기강과 경계 태세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있다”며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을 중심으로 엄중하게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 막바지까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여야가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책임’을 거론한 것을 두고 실상 유감 표명에 가까운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군 기강 해이를 언그하면서도 국방부 장관을 대응의 주체로 언급한 만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오찬은 다양한 각계각층을 만나 국정운영의 의견을 듣고 조언을 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지난 3일 종교계 인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이후 보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전역 후에도 변함없이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고 계신 군 원로 예비역 주요 인사들께 최근의 안보 상황을 설명드리고 고견을 듣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과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한반도의 냉전체제 해체와 항구적 평화의 원동력”이라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시작권통제권 조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평화·번영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남북은 물론 동북아 역내에 새로운 협력질서가 창출되고 동아시아 공동 번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면서 “두 번 다시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게 (예비역) 여러분의 희생·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