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과학자들은 인류의 건강과 지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육류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는데, 육류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대체육(代替肉)’ 제조방법을 연구해 왔다. 영양분이 많으면서 즙이 많고 맛있는 ‘인조고기’가 가축의 대안이라는 설명으로, 육류의 단백질과 다름없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안고기’라고도 불린다.
대안고기는 기존 육류와 비교해 토양 사용량을 95%, 온실가스 배출량을 87%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다. 더욱 가축 전염병 우려도 없다. 단백질 함량은 높은 반면 지방과 포화지방산 함량은 낮다. 제조 과정에서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보충해 기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과거에도 인조고기가 등장했는데 바로 콩으로 만든 고기다. 그러나 같은 단백질이지만 맛이 기존 소고기에 크게 못 미쳐 커다란 호응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이 혈액에서 산소를 전달하는 헤모글로빈 속 ‘헴(heme)’ 분자가 고기 맛의 원천임을 발견했다. 헴은 헤모글로빈에 들어있는 붉은 색소 분자로 철분을 함유한다. 고기를 핏기를 띤 상태에서 익혔을 때 고기 특유의 맛이 나게 하는 물질이다.
학자들은 콩과(科) 식물의 뿌리혹에서 헴 분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냈고 감자 등에서 분리한 식물 단백질과 비타민, 코코넛 지방 등을 결합해 식물성 고기 패티를 만들었다. 식물성 인조고기가 커다란 반향을 얻은 것은 그동안 대다수 사람들이 목장에서 생산된 신선한 육류를 선호해왔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에 의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인조고기 제조에 소고기 세포를 사용하기도 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소 줄기세포를 배양해 햄버거용 패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근육세포로 자라게 해서 근육 조직을 만든 것이다. 이스라엘도 세포 배양 방식으로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만들었고, 미국에서는 세포 배양 방식으로 만든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선보였다.
물론 진짜 고기와 비교하면 아직은 맛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즉 패티만 따로 먹으면 식감 차이가 나고 먹고 난 다음 입안에 남는 느끼한 기름 맛도 상쾌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배추, 토마토, 케첩 등 다른 재료와 소스를 곁들인 햄버거로 먹을 때는 소고기 패티를 넣은 일반 햄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평가된다.
인조고기는 ‘클린 미트(clean meat)’, ‘컬처드 미트(cultured meat)’ 등으로 불렸는데, 육가공업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인조고기 생산업자들이 실제 동물로부터 생산된 ‘육류(mea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며 이의 규제를 촉구했다. 실제로 미국의 미주리주에서는 식물성이든 세포 배양 방식이든 가축에서 나온 것이 아니면 ‘고기(meat)’로 표시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조고기에 대한 반응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우선 인조고기가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줄여주고 동물의 안전과 복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육류 과다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서의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 같은 가격이면 식물성 고기나 세포 배양육을 선택할 용의가 있다는 답이 훨씬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