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반도체, ‘블랭크 마스크·웨이퍼’ 문제될 수도

입력 2019-08-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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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 EUV용 블랭크 마스크, ‘섬코·신에츠’ 웨이퍼 기술력 뛰어나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제공 삼성전자

일본이 2일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소재·부품·장비 품목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반도체 관련 품목은 이미 수출규제에 들어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PR),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소재를 포함해 IC, 노광장비, CVD, 이온주입기, 웨이퍼, 블랭크 마스크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IC, 노광장비, CVD, 이온주입기 등은 지정되더라도 국내 반도체 업종에 큰 영향이 없다.

IC는 일본 업체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CPU, AP, BB 등의 최고 강자는 미국이다. 큰 규모 회사가 도시바와 르네사스 정도에 불과하다. 도시바의 낸드(NAND)는 국내 제품으로 대체 가능하고 르네사스 자동차 반도체는 NXP 등 해외 제품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반도체 노광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고성능 제품을 독점하고 있다. 과거 노광장비 강자 일본 니콘, 캐논은 경쟁에서 밀려 지금은 디스플레이용 노광장비를 주로 제조하고 있다. 이들 제품 수출이 규제될 경우 국내 디스플레이 업종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살펴보면, CVD와 이온주입기, 식각 장비는 도쿄일렉트론이 주로 만들지만, 이 역시 대체 불가능한 회사가 아니다. 도쿄일렉트론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 규모 3위 업체다. 도쿄일렉트론은 증착 장비 부문에서 미국의 AMAT와 주로 경쟁하고, 식각 장비에서는 미국의 램리서치와 경쟁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은 오히려 최근 미국 업체 대비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도쿄일렉트론은 2013년 생존을 위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AMAT와 합병을 결정했다가 2015년 반독점법 문제로 무산된 적이 있다. 합병 결정의 이유도 시간이 지날수록 반도체 장비 제조에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이 들어가는데 규모가 큰 경쟁사 대비 홀로 그 비용을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블랭크 마스크와 웨이퍼는 여전히 일본 업체의 경쟁력이 뛰어나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 호야의 블랭크 마스크는 품질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호야 제품 비중이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UV용 블랭크 마스크도 호야가 독점 생산 중이다. 국내 기업의 블랭크 마스크는 아직 글로벌 업체 대비 기술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웨이퍼도 마찬가지다. 일본 섬코, 신에츠의 기술력이 가장 뛰어나고 국내 반도체 업체도 이들 제품을 가장 선호한다. 국내나 대만의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 다소 경쟁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오드 등을 포함한 반도체 소자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자 생산은 우리나라의 3배 규모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소자 생산은 8000억 엔(약 8조9000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소자 생산은 약 2조8000억 원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일본의 반도체소자 생산은 한국의 3.7배에서 2.9배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조5000억 원에서 2조8000억 원으로 연평균 2.2%씩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3.1%씩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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