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가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메가 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형 인수합병(M&A)과 바이아웃 거래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KPMG 인터내셔널이 발간한 핀테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은 379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기(628억 달러) 대비 40%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전체(1200억 달러) 대비로는 32% 수준에 그쳤다.
거래 건수는 962건으로 2018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2590건) 대비 63%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투자 감소는 상반기 진행된 다수의 대형 M&A 딜과 하반기 진행될 거래들을 고려할 때 일시적인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대형 M&A 딜이 다수 성사되고, 피델리티의 월드페이 인수와 피서브의 퍼스트데이터 인수 등 핀테크 산업 내 대규모 M&A 거래가 조만간 마무리됨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에는 △미국 역대 핀테크 부문 최대 규모 바이아웃 거래인 신용평가사 던앤브래드스트릿 인수(69억 달러)를 비롯해 △독일 전자결제업체 콘카디스 인수(60억 달러) △프랑스 소프트웨어 업체 이프론트 인수(13억 달러) 등 대형 M&A와 바이아웃 거래가 다수 이뤄졌다.
하반기에는 △피델리티의 월드페이 인수(430억 달러) △피서브의 퍼스트데이터 인수(220억 달러) △글로벌 페이먼트와 토탈 시스템 서비스 합병(215억 달러) 등 대규모 딜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실적 개선에 일조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다양한 국가에서 소수 대형 딜을 중심으로 핀테크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투자 건수와 규모는 각각 470건의 딜, 183억 달러로 전년도 하반기 대비 감소했지만 M&A 활동은 활발히 이뤄졌다.
캐나다와 아르헨티나에서도 핀테크 투자가 강세를 보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후기단계 및 성숙기업을 중심으로 견조한 투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지역 핀테크 투자는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메가 딜 감소와 중국 핀테크 산업 규제와 무역 분쟁 우려 등의 이유로 대폭 감소해 102개 거래, 36억 달러에 규모에 그쳤다.
한국과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등 중국 포함 총 7개 국가의 기업은 상위 10개 거래에 포함되면서 지역적 다양성을 보였다. 한국 기업 BXA(Blockchain Exchange Alliance)는 2억 달러의 투자(시리즈A)를 이끌어 내며 아시아 내 2위의 거래 규모를 기록했다.
안톤 루든클라우 KPMG 글로벌 핀테크부문 공동 리더는 “홍콩의 가상은행 라이선스 발행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챌린저 뱅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핀테크 투자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챌린저 뱅크의 부상은 전통적 금융회사 등이 경쟁을 위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동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정KPMG 핀테크 리더인 조재박 전무는 “핀테크 투자의 주요 동인으로 지불결제나 대출 외에도 오픈뱅킹, 오픈데이터, 인슈어테크가 떠오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 전무는 “빅테크(big-tech) 기업인 애플의 신용카드 출시, 텐센트의 N26(독일 디지털뱅크) 투자, 앤트파이낸셜의 WorldFirst(영국 외환 및 지불결제사) 인수 등 플랫폼과 자본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로의 확장 가속화와 홍콩 및 싱가포르의 신규 디지털은행 허가 움직임, 중국 WeBank의 성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