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의 계열 내 지분 교환과 매각, 흡수합병 등을 통한 사업 효율화 및 지배구조 강화 작업이 일단락됐다. 수년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로 외형이 증가했지만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신용평가 그룹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앞서 CJ그룹은 2007년 9월 기업분할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회사인 CJ㈜가 CJ제일제당, 씨제이이엔엠 등 주요 기업의 지분(지난해 말 기준 7개사, 장부가 2조6000억 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그 외 다수의 국내외 자회사는 각 사업부문의 핵심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CJ 지분의 43.3%(3월말 기준)를 소유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지분교환 및 흡수합병이나 계열지분의 3자 매각 등을 통한 지배구조 변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2018년 2~4월 순차적으로 CJ제일제당의 100% 종속회사인 영우냉동식품과 CJ의 100% 종속회사인 케이엑스홀딩스를 활용한 삼각합병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했다. 그 결과 CJ제일제당과 케이엑스홀딩스가 CJ대한통운을 공동지배하던 방식에서 ‘CJ→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됐다. 보유 지분율도 증가(CJ→CJ제일제당 33.3%→45.5%,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20.1%→40.2%)했다.
2018년 3월에는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합병했다. 다음달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보유지분 전량을 한국콜마에 1조3100억 원에 매각했다. 올해 2월에는 CJ제일제당이 미국 쉬완스컴퍼니 지분 70%를 1조9000억 원(5월 FI유치, 약 3800억 원)에 취득하며 식품관련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작업으로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력 계열사에 대한 계열보유 지분이 상승해 CJ그룹의 지배구조는 공고해졌다. 비주력 사업 부문 매각에 따른 투자역량 강화와 계열사 간 흡수합병을 통한 사업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사업효율성 제고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신평은 “지배구조는 더욱 단순해진 상황으로 향후 그룹 내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룹의 사업 확장 과정에서 외부기업 M&A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계열지분 매각 등에 의한 계열회사 편입‧제외 가능성 등은 여전히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CJ그룹은 M&A 등 신사업 확장으로 외형 성장과 해외매출 비중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업확장에 따른 고정비 증가나 통합비용 발생 등으로 단기적인 수익성지표는 정체될 수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속도조절이 나타나고 있으나, 추가 대규모 투자에 다른 재무부담 확대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쉬완스를 인수한 CJ제일제당의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조7000억 원에서 올해 6월말 11조1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계속된 사업확장의 성과로 외형은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 확대된 자금투입 규모 대비 미미한 수익력 개선 효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
6월말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5.9배로 증가했고, 대한통운 을 제외한 연결기준으로 6.3배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한신평이 제시하고 있는 등급하향 가능성 확대 검토조건인 5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한신평은 “향후 CJ제일제당의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계획이 실질 차입부담 감소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한 후, 해당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