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서 “DMZ 국제평화지대 만들자”…3대 원칙 제시

입력 2019-09-2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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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자유무역’ 언급하며 대일본 메시지 보내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유엔과 모든 회원국에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빈곤퇴치·양질의 교육·기후행동·포용성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을 주제로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의 일반토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DMZ 평화지대화를 위해 문 대통령은 “판문점·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해 남북·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내자”며 “DMZ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평화유지(PKO)·군비통제·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허리인 DMZ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한반도는 대륙·해양을 아우르며 평화·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로 발전할 것이다”며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비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쟁 불용의 원칙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 비극이 있어선 안 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정전을 끝내고 완전한 종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상호 안전보장 원칙에 대해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며,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며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적어도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도 한반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공동번영 원칙과 관련해선 “단지 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서로 포용성을 강화하고 의존도를 높이고 공동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게 진정한 평화”라며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경제는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고 동아시아와 세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욕/연합뉴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 안전을 제도적·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고 얘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 경제보복과 관련한 메시지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경제적인 분업과 협업을 통해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다”며 “자유무역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그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 경제보복에 대해 직접적 언급은 없었지만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자유무역’을 언급하며 수위조절에 나선 모양새를 나타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에 매우 특별한해”라며 “100년 전 한국 국민은 일본 식민지배에 항거해 3·1독립운동을 일으켰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고 밝혀 다시 한번 일본 과거사 문제를 얘기했다. 또 “한국은 이웃 국가들을 동반자라 생각하며 함께 협력해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로 ‘사람 중심, 상생번영의 공동체’를 확장하고자 한다”고 일본과의 갈등을 외교적으로 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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