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 진영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오후 7시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열었다. 지난 6월 시작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17주째 주말 시위이기도 했다.
우산혁명은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간 홍콩 시민들이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도심 도로를 점거한 시위를 말한다. 당시 해산 작전에 나선 경찰이 무더기로 쏘는 최루탄을 시위대가 우산을 펼쳐 막은 데서 우산혁명이라 불렸다. 하루 최대 50만 명의 시민이 참여해 민주화 확대를 요구했지만 결국 1000여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되면서 끝이 났다.
시위대는 5년 전 우산혁명이 시작된 장소인 하코트 로드를 점거했다. 이날 거리에는 “우리가 돌아왔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위대는 시위 주제가인 ‘홍콩에 영광을’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붉은 중국 공산당 깃발을 불태웠다. 또 인파가 많은 애드머럴티 전철역 바닥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의 사진을 여러 장 붙여 놓아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게 했다.
민주화 요구에 장기화되는 것까지 비슷하지만 WSJ는 이번 시위가 5년 전 우산혁명보다 더 폭력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14년에는 경찰의 최루탄 사용이 한번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위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거의 매주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반경찰, 반중국 정서가 표출되면서 광범위한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했다. 참석자들은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위대의 요구에 대해 홍콩 정부는 “우리는 법적 근거에 기반해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차이를 좁히고 양측이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에 도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홍콩 시위대는 29일 전 세계 60개 도시와 함께 ‘중국 독재정부’를 규탄하는 반(反)전체주의 성격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또 중국의 건국 70주년 기념일인 다음 달 1일 국경절에 대규모 시내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