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풍요 만드는 주체는 기업…‘親기업’ 비판 알지만 이 길이 맞다”
정태옥<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1일 기자와 만나 최근 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의 핵심을 이렇게 요악했다. 민부론은 올해 5월 말 황교안 대표 직속 경제대전환특별위원회가 약 4개월간 총 50여 차례에 걸친 토론과 세미나를 거쳐 만든 대안 경제정책이다. 정 의원은 위원회에서 경쟁력 강화 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은 최근 우리 경제가 처한 여러 위기의 원인에 대해 “결국 시장경제의 근간인 자유와 경쟁이라는 가치가 흔들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이것이 비단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도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될 조짐이 있었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더욱 급격하게 좌파경제로 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맡은 분과는 ‘공정한 시장경제 분과’였다. 주로 공정거래법 관련 내용과 대·중소기업 상생 등의 내용을 다뤘다. 이렇다 보니 기업규제 완화 기조를 담은 민부론 전체 방향과 적당한 타협을 해야 한다는 점이 난제였다. 정 의원은 분과 이름을 ‘경쟁력 강화 분과’로 바꾸고 기업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강공법’을 택했다. “비판을 받더라도 국민을 설득할 문제”라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 분과의 정책제안엔 특히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규제 등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된 재벌규제를 풀어주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 의원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막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일률적으로 어느 회사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신산업을 키우려면 대기업이 벤처를 돈 주고 사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순환출자 규제 탓에)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신규 투자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민부론이 발표된 이후 여권 등에서는 ‘노골적인 친기업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21세기는 전염병 사망자보다 자연사가, 굶어 죽은 사람보다 비만으로 죽은 사람이, 전쟁으로 인한 사망보다 사고에 의한 사망이 많은 첫 세기”라며 “인류 역사의 수많은 갈등이 경제적 풍요로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풍요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친기업이라는 비판도 알지만 이 길이 맞다”고 했다.
민부론이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에 대해 정 의원은 “이론적으로는 조지프 슘페터에 가깝다.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자는 것이지, 국가의 모든 개입을 죄악시하는 고전파 경제학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슘페터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모태를 제공한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다.
정 의원은 “보수 진영의 논리가 빈약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한국당이 집권한다고 해도 단순히 문재인 정권의 역작용만으로 집권한다면 희망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명한 논리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