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받게 된 것과 달리 일반사업과 리모델링주택사업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보완 대책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 단지는 재개발·재건축 단지처럼 시행령 이전에 사업계획 승인을 받거나 신청할 경우 상한제 적용을 6개월 유예받게 된다. 하지만 일반사업장이나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시행령과 동일하게 입주자모집공고 신청분부터 상한제가 적용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 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모두 40곳이다. 이 중 최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단지는 용산구 ‘이촌 현대아파트’, 송파구 ‘문정 시영아파트’, 강동구 ‘둔촌 현대1차아파트’ 등이다. 이 중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리모델링으로 증가하는 97개 가구를 30가구 미만으로 줄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일반분양 가구 수가 30채를 넘지 않으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리모델링 단지를 분양가 상한제 유예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리모델링 사업으로 196가구를 늘리는 문정 시영아파트는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를 넘어 분양가 상한제 대상이지만 2년 뒤에나 이주와 분양 절차를 밟게 되는데다 일반물량 분양가가 3.3㎡당 최대 3200만원대로 보수적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크고 가구당 분담금도 1억원을 밑돈다. 일반분양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만큼 상한제 적용에 대한 우려감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설사나 시행사 등이 부지를 직접 매입해 사업을 하는 일반사업장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직격탄을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신영과 GS건설, NH투자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려 서울 여의도 MBC 부지에 세우는 ‘브라이튼 여의도’ 사업은 부지 매입비와 사업비가 총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이 고분양가 논란에도 높은 인기에 완판됐지만 상한제로 인해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가 대폭 낮아지면 결국 사업성은 바닥을 칠 수밖에 없게 된다.
브라이튼 여의도 컨소시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워 ‘임대 후 분양’, ‘후분양’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경우의 수가 많지 않아 대책 마련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는 정부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논란을 잠재우려는 임시 처방”이라며 “정비사업장에 유예를 둔 것처럼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된 일반사업장에 대해서도 정책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