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상품을 구매한 미국 소비자들의 반품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16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전자상거래가 늘어난 데 따른 폐해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의 반품률은 오프라인 매장 구매의 약 3배에 이른다. 특히 의류 구매자의 반품이 가장 많다. 쇼핑객들이 사고자 하는 제품의 크기와 색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컨설턴트는 FT에 “쇼핑객들은 자신의 집을 피팅 룸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여성 의류의 약 절반이 반품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말 쇼핑 시즌에 판매 호조로 함박웃음을 지었던 소매업체들의 한숨이 다시 커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는 미국 소비자들이 11월부터 내년 1월에 걸쳐 약 1조1000억 달러를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5~5% 늘어난 수치다. 그만큼 반품 규모도 크다. 반품된 상품을 되파는 역물류 전문기업 옵토로는 같은 기간에 전년보다 약 6% 늘어난 약 100억 달러어치가 반품될 것으로 전망했다. 옵토로는 매년 미국에서 반품되는 상품의 총 무게가 747제트기 5600대를 꽉 채울 정도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이런 ‘역물류’의 복잡한 문제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반품된 상품들은 재고로서 창고에서 잠을 자게 된다. 반품 과정에서 전자제품은 부속품이 분실되거나 최신 버전으로 대체되고, 의류도 유행에 맞지 않게 돼 할인점으로 넘겨져 헐값에 팔린다.
이에 일부 소매업체는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사이저(Sizer)’나 ‘엠테일러(MTailor)’ 같은 앱을 도입, 쇼핑객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자신의 정확한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역물류 비용을 절약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고객이 매장으로 직접 와서 상품을 반품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운송비 절약은 물론 다른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아마존이 오프라인 서점과 식료품 매장을 늘려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마존은 1100개의 체인을 가진 백화점 콜스와 손잡고 무료 반품 시스템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