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거래 활성화ㆍ모바일 채널 강화 등으로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곧 3000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2944만9700개로 나타났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 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의 거래내역이 존재하는 증권계좌를 말한다.
활동계좌는 지난해 특히 증가 폭이 컸다. 연말 기준 계좌 수가 2935만6620개를 기록하면서 1년 전보다 233만5547개 늘었다. 연간 증가 폭으로 보면 2009년의 385만9758개 이후 1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셈이다.
작년에는 미국 등 해외증시 활황에 따라 해외주식 거래가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작년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거래대금(매수ㆍ매도 합계)은 약 309억 달러(약 35조8000억 원)로, 전년보다 37.4% 증가했다.
이런 해외주식 거래 수요를 겨냥한 증권사들의 판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의 국내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거래용으로 다른 증권사의 계좌를 새로 개설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젊은 층 가운데는 해외주식에 먼저 관심을 두기 시작해 주식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경우도 있었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코스피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한편 모바일 플랫폼의 발달로 다양한 통로로 증권 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된 것도 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은행의 모바일 뱅킹 등과 연계한 계좌 개설 채널을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작년 3월부터 카카오뱅크에서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116만 계좌가 개설됐다.
이에 따라 주로 40∼50대이던 주식투자자 연령대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점차 낮은 연령층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여기에 작년 12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 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도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으로 증권 거래를 포함한 통합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따라서 기존 토스 가입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증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파로 주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도 커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 경쟁으로 기존 투자자들의 계좌 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실제 거래를 하는 활동계좌 수가 늘었다는 것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큰 의미가 있다”며 “핀테크 발달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젊은 층이 주식시장에 많이 진입하게 되면 국내 증시에 한층 활기가 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