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교육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의 김진경 의장이 교육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서술형ㆍ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도입이 필요하다고 재차 주장했다.
김 의장은 21일 오후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국가교육회의 제3기 출범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발제문에서 “우리 사회에서 공정성은 교육 문제, 특히 대입 전형을 둘러싸고 논란이 된다”면서 “미래 역량을 측정하는 서·논술형 문항을 수능에 도입하고, 고교 교육과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하면 외적 공정성 시비가 완화될 것이라며 "이렇게 중장기적으로 내적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김 의장은 “교육 외적 공정성 논란이 상층직업군 진입 경쟁 다툼 때문인 것처럼, 교육 문제 원인은 대개 경제ㆍ사회 문제와 맞물려 있다”며 “교육 혁신은 경제ㆍ사회 분야와 거버넌스 협력 체계를 구축해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해 기획하고 내려보내는 식의 교육 개혁으로는 교육을 바꿀 수 없다”며 “미래 교육 체제 수립은 국민과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가능하며, 이를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의장이 ‘수능 개혁’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 말 열린 ‘한-OECD 국제교육콘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수능 문항이 미래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서술형이나 논술형으로 출제돼 신뢰도가 높아지면 대학의 선발 방식의 선택에 자연스러운 균형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고교학점제의 도입 때문이다.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대학에 가는 2028학년도부터는 수능을 대체할 새로운 대입제도가 필요하다. 이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수능체계를 중장기적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다만 논술형 수능을 도입할 경우 평가 방법은 물론 모든 문항을 논술형으로 출제할지, 어떤 과목을 중심으로 논술형 수능을 먼저 도입할지 등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김 의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교육부와의 정책연구 등을 통해 새로운 수능 체계안을 2021년까지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