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과 척추 질환은 움직임이 제한되는 등 평소와 다른 몸의 신호가 나타난다. 질환의 초기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또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스스로 혹은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특정 자세를 통해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자가진단법을 서동현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알아봤다.
◇거북목증후군: 벽에 등대고 서기
거북목증후군은 목을 앞으로 빼는 구부정한 자세를 오랜 기간 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질환으로 목 주위 근육이 굳어지면서 목 뼈의 C 자형 곡선이 일자형 또는 역C자형으로 변형되는 것을 말한다. 외형적인 목 변형이 나타나므로 벽을 활용해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벽에 등을 대고 정면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선다. 이때 뒤통수가 벽에 닿지 않는다면 거북목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오십견: 등 대고 손 올리기
오십견은 팔과 어깨를 연결하는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고 좁아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 통증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을 받는다. 팔이 일정 수준 이상은 올라가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다. 오십견을 테스트하는 또 다른 방법은 벽을 활용해 확인할 수 있다. 벽에 등을 대고 서서 손등과 팔을 벽에 붙이고, 어깨와 팔꿈치를 직각으로 들어 올리는 일명 천사날개 자세를 취한다. 그 상태에서 손등이 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손을 위로 뻗는다. 이때 통증이 느껴져서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면 오십견일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 빈 캔 테스트(Empty can Test)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어깨 힘줄이 염증이나 퇴화로 인해 파열되는 상태를 말한다.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빈 캔을 이용하여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먼저 아픈 어깨 쪽 손으로 빈 캔을 쥐고,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린다. 엄지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도록 팔을 돌린 후 위쪽을 향해 들어 올린다. 팔을 천천히 앞 뒤로 옮길 때 통증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통증이 나타난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 니어 테스트(Neer Test)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을 지붕처럼 덮고 있는 뼈인 견봉과 위팔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서 견봉이 어깨 힘줄을 건드려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어깨 힘줄 파열로 진행돼 힘줄 파열의 전 단계로 보기도 한다. 어깨충돌증후군 자가 테스트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픈 어깨 쪽 팔을 손바닥이 바깥으로 향하도록 앞으로 쭉 뻗는다. 검사자는 환자의 아픈 어깨가 움직이지 않도록 어깨를 잡아 고정하고, 다른 한 손으로 천천히 팔을 위로 들어올린다.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통증이나 불편감을 호소하면 어깨충돌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120도~160도 사이에서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척추측만증: 아담스 테스트 (Adam’s Test)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병으로 정면에서 보았을 때 척추가 옆으로 휘어져 보인다. 전방굴곡검사를 하는 아담스 테스트로 척추 측만 확인이 가능하다. 두 다리를 모으고 바르게 서서 다이빙을 하는 것처럼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가능한 만큼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등의 한쪽이 튀어나왔거나 불균형이 관찰된다면 측만증을 의심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하지직거상 테스트(Straight Leg Raising Test)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빠져나오면서 근처 신경을 압박해 발병하는 질환이다. 다른 허리 질환과 혼동할 수 있지만 하지직거상 테스트로 허리디스크 여부를 자가 진단할 수 있다. 다리를 쭉 펴고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한 쪽 다리를 위로 서서히 들어올린다. 무릎은 굽혀지지 않게 쭉 편 채로 올리며, 저릿한 통증이 나타나 다리를 45도 이상 들어올리기 힘들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반면, 혼동하기 쉬운 척추관협착증의 경우에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아 다리를 위로 올리는데 문제가 없다.
◇척추관협착증: 허리 젖히기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감소하며,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악화되며 둔한 통증이 서서히 나타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 팔렌테스트 (Phalen Test)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으로 수근관이 두꺼워져 손목관절의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을 테스트 하는 방법으로 팔렌 테스트가 있다. 양쪽 손을 가슴 높이로 들고 손등을 맞댄다. 손목을 90도로 꺾은 상태로 40초~1분 정도 유지한다. 이때 손저림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 테살리 테스트 (Thessaly’s TEST)
종아리뼈와 허벅지뼈 사이에 위치한 물령뼈인 반월상 연골이 외상 또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파열되는 질환이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에서 통증이 나타나며, 다리에 힘이 풀리거나 계단을 내려가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환자와 보조인이 마주보고 선 상태에서 서로 양손을 잡는다. 환자는 한 쪽 발을 들고, 나머지 발을 바닥에 붙인 상태에서 상대방이 손을 잡은 채 좌우로 움직인다. 이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연골판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고관절 충돌증후군: 양반다리
허벅지뼈 맨 위에 있는 동그란 공 모양의 대퇴골두와 골반 쪽에 있는 소켓 모양의 비구 연골이 충돌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 고관절 충돌증후군이다. 다리를 좌우로 벌리는 등 고관절을 과도하게 굴곡시키는 자세에서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양반다리를 할 때 쥐가 난 것처럼 저릿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서 원장은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 문제를 이 같은 자가진단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며 "단 자가진단은 질환을 판단해보는 참고사항일 뿐,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