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며칠 전부터 치아에 원인 모를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아팠다가 다시 괜찮아지는 현상을 반복했기에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통증의 강도가 세지고 지속시간이 길어지는 등 점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깨닫고 급히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치아 사이에 생긴 ‘충치’로 인해 통증이 발생한 것이었다. 당장 치료가 시급하지만, 충치가 신경까지 침투해 간단한 충치치료만으로 통증이 가라앉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렇다고 치아를 발치한 후 진행하는 임플란트는 비용은 물론, 자연치아를 뽑아야 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손상된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손상된 치아를 발치를 고려하기 전 충치치료나 신경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법이 선행되어야 한다.
충치치료는 일반적으로 충치를 제거하고 그 빈자리를 메워 넣는 레진, 인레이, 크라운 등을 적용한다. 하지만 치료범위와 증상 진행 정도에 따라 적용될 수 있는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치료 전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만약 단순히 치아를 때우는 수준을 넘어 충치가 신경과 혈관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다면 충치치료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연치아를 살리는 마지막 보전적 치료법인 ‘신경치료’가 고려된다.
신경치료는 충치와 같은 질환으로 인해 변성된 조직 및 염증을 제거한 후 빈 곳을 생체 적합한 재료로 채워 밀봉해서 정상적인 치아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나무뿌리처럼 복잡하게 뻗어 있는 치수조직을 제거하는 고난도 시술로 의료진의 숙련도가 치료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이찬희 데일리치과 대표원장은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해선 환자마다 다른 신경 조직의 위치와 모양, 치아 위치에 따른 뿌리 개수 등을 파악해 섬세한 충치 및 신경치료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치아내흡수, 치외치 등의 특이 케이스의 경우 고난도 신경치료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치과보존과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신경치료 중에는 차이가 약한 상태로 쉽게 깨질 위험이 있으니 치아 쪽으로 씹는 것을 삼가야 한다”며 “또한 치아가 깨지거나 손상돼 뽑아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선 신경치료 후 치아는 반드시 씌워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