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이 원화는 6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미 달러화는 17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도 같은 흐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확산)에 극도의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 달러화 실질실효환율은 3.51%(4.12포인트) 급등한 121.37로 2003년 3월(122.36)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명목실효환율도 3.57%(4.42포인트) 급상승한 128.06을 기록해 2002년 2월(128.26) 이후 18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달러화 실효환율의 이같은 상승폭은 세계 60개국중 실질 기준으로는 아르헨티나(6.51%)와 유로(4.51%), 일본(4.29%)에 이어 4위를, 명목 기준으로는 일본(3.83%), 유로(3.75%)에 이어 3위를 각각 기록한 것이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지난해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원화값 하락폭(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3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20.09원으로 전월대비 2.2%(26.30원)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1238.4원) 이후 10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직전월에도 2.5%(29.51원)나 올랐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화나 미달러화 실효환율 모두 (코로나19에 따른) 시장상황을 반영한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안전자산 선호에 달러화가 워낙 강세를 보인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