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자국에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싶어 한다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가 있었다. 이 사안에 관심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나도 그들이 자신들에게 더 나은 합의로 만들고자 협상을 다시 하고 싶다는 것을 들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중국은 미국을 이용해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이 서명한 합의를 잘 이행하는지 보자”고 언급했다.
중국 해커가 백신 개발과 관련한 기술을 훔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난 뒤에는 ‘중국 때리기’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질문에 대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답변한 이후 “나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은 근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는 것을) 막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우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중국 출신 기자와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계인 웨이자 장 CBS방송 기자가 “검사 횟수를 강조하는데,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매일 미국인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왜 이것을 글로벌 경쟁으로 보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으며, 그것은 아마 중국에 해야 할 질문일 것”이라며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중국에 물어보라”고 되받았다. 뒤이어 장 기자가 ‘왜 콕 집어서 나한테 말하냐’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군가를 콕 집어서 말하는 게 아니라, 나는 누구든지 그런 못된 질문을 하면 이렇게 말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타 매체 기자가 질문을 이어가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회견을 중단하고 나가버렸다.
이런 가운데 이날부터는 중국 언론인의 비자가 연장할 수 있는 90일짜리 비자로 제한됐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부터 중국 언론인의 체류 기간이 90일로 제한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중국 언론인에 대한 비자 발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날 발효된 것이다. 통상 언론인 비자는 무기한으로서, 고용인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을 경우에는 연장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90일마다 비자를 연장해야 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코로나19로 양국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이 잇따라 미국 언론인들을 사실상 추방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올해 2월 신화통신을 비롯한 5개 중국 국영 언론을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한 바 있다. 지정된 매체는 현재 보유한 미국 내 자산을 등록하고 신규 자산 취득 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미국 시민권자를 포함한 모든 직원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당시 중국 정부는 미국 내 중국 언론의 활동을 막는 행위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후 중국은 자국에 주재하는 미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로부터 기자증을 반납받으면서 이들을 사실상 추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