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서 원격진료 확산...美·中·英은 보험도 적용

미국, 올해 온라인 진료 횟수 10억 회…코로나9 사태 전 예상치 28배 수준

▲영국 런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남성이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에 대한 격려 의미로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의사의 진단을 받는 원격 진료가 활발해지고 있다.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병원에 다니기가 어려운 환자가 늘어나면서 원격 진료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올해 진료 횟수가 코로나19 확산 전 예상보다 30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원격 진료 횟수는 10억 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예상치(약 3600만 회)의 약 28배 수준이다. 미국 카이저패밀리재단은 미국의 외래 진료에서 원격 진료 비율이 지난해 2.4%에서 올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시 등 많은 병원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긴급을 요하지 않는 외래환자 진료를 중단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긴급 조치로 고령자 전용의 공적 의료보험 ‘메디케어’로 원격 진료의 보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소외지역만’ 등의 기존 조건을 철폐하고, 미 전역에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바빌론헬스가 개발한 온라인 진단 애플리케이션(앱)에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이 앱에는 인공지능(AI)을 통한 증상 분석과 온라인 진료 등 두 가지 기능이 있다. 가벼운 증상에 대한 진찰은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하고, 본격적인 진단이나 약 처방은 온라인 진료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NHS에 가입된 환자는 원칙적으로 진료비가 무료다. 영국에서 가정의라고 불리는 주치의는 환자 대응에 몹시 분주해지기 쉬운데, 앱의 AI 기능과 온라인 진료를 통해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평가다.

중국도 지난해 여름 원격 진료를 공적 의료보험 대상에 포함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의사가 부족한 중국은 원래 온라인 진료 수요가 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 1만 명 당 의사 수는 2016년 기준 약 19명이다. 이는 미국(26명)이나 일본(24명)에 비해 크게 적은 수치다. 첸잔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춘제(중국의 설) 기간 원격 진료 앱 이용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대표적인 원격 진료 앱 ‘핑안하오이성(핑안 굿 닥터)’의 가입자는 3억 명이 넘는다. 진료 횟수는 하루 약 73만 회에 달한다.

얼굴에 습진이 생겨 원격 진료를 받았다는 광둥성 광저우시의 한 여성은 “생명과 관계없는 병이라면 원격 진료가 좋다”고 말했다. 환부 사진을 의사에게 보내 증상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병원이었으면 2~3시간 정도 걸렸어야 하지만, 원격 진료로 약 20분 만에 끝났다.

일본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초진에 대한 원격 진료를 해금, 도입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다만 이는 감염이 진정될 때까지의 한시적인 규제 완화 조치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온라인 진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격 진료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하면 의료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환자의 편리성 향상과 장기적인 의료비 억제로도 이어진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