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감염 두려우니 쿠팡맨 들어오지 마세요.”(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후)
쿠팡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쿠팡과 쿠팡맨에 대한 여론이 180도 달라졌다.
쿠팡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로켓배송을 통해 안정적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고 폭등하는 마스크값을 동결하며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일자리 창출까지 앞장서며 국민연금 신규 가입자만 1000여 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태원발 N차 감염으로 물류센터 내 확진자가 발생하자 쿠팡에 대한 여론은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쿠팡이라는 기업은 물론, 쿠팡맨과 로켓배송까지 불신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더 이상 쿠팡에서 주문하지 않겠다는 이들까지 생겨나며 쿠팡맨의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국내 내수 시장이 마비됐다. 생산, 소비 활동이 제한됐고 이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증가하며 파산 및 부도 위험도 커졌다. 고용 시장도 얼어붙었다. 취업자 수는 감소하고 실업률은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2%대 초중반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여파로 국내 경제 위기가 2분기에 본격화할 것이란 의미다. 제조업 역시 4월 생산량이 전월 대비 6.4% 감소했다. 정부는 경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총 35조3000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증명하며 이를 극복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숫자다.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19 사태가 이태원 클럽을 기점으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했던 정부나 기업도 다시 확산세가 심각하던 때로 회귀해 풀렸던 재택근무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마녀사냥도 시작됐다. 쿠팡, 마켓컬리 등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이커머스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에 배송망을 구축해 생필품 사재기를 예방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칭송받던 기업들이 물류센터발 확진으로 하루아침에 코로나 원흉으로 지목되며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마녀사냥의 끝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포스트 코로나의 최우선 과제는 내수 경기 회복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가 활성화돼야 하고 소비 활성화는 고용 안정이 필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개인의 생활 속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가족, 사회 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백신이라는 이야기다.
지금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질 때가 아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사회적인 거리는 두되, 분열 대신 협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쿠팡과 마켓컬리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코로나19로 다친 경제의 치료제 마련에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