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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6월 말 기준 원화대출액은 총 1208조9229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68조8678억 원(6.04%)이 늘었다. 이들 은행 모두 각자 제시했던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를 상반기에 대부분 채운 상태다.
앞서 은행들은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 5∼6%대 대출 성장률을 제시했다. 국민은행은 이미 반년 새 6.77%가 늘었고, 신한은행 8.17%, 하나은행 4.30%, 우리은행 4.61%, 농협은행 6.11% 증가율을 보였다.
대출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기업·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증가가 꼽힌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취약계층의 생계자금 대출과 고신용자의 부동산·주식 투자 목적 대출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난달에는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이 이례적으로 3조 원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택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거듭된 규제에도 지난달 서울 주택 가격은 2개월 연속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주택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시차를 두고 돌아가며 대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이자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급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지난달 기준 5대 은행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작년 12월보다 0.55%p 내렸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대출 과속에 따른 건전성 우려가 야기되는 상황이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4.72%로 전분기보다 0.54%p 떨어졌다. 5월 연체율도 전달보다 0.02%p씩 상승한 상황인데다 코로나19 여파는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충격에 당면한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쉽지만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출을 거둬들이거나 차단하는 것은 ‘비 올 때 우산 뺏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대손충당금 적립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고, 은행 역시 부실 가능성을 의식하고 있다”면서 “우선 하반기에 대손 충당금을 늘리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