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3분할하고 있다. 중국 시장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반면, 미국은 감소하고 있고 유럽은 더 죽을 쑤고 있다.
중국은 5월 신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6% 증가하는 등 코로나 이전 판매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지난주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는 6월 자동차 판매가 6.3% 증가한 228만 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2분기 자동차 판매가 할인 혜택과 저금리 대출에도 급격히 감소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전년보다 34%, 도요타는 33%,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3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더 우울하다. 5월 신차 판매가 57% 급감했다. 이는 그나마 4월 78% 급감에서 회복한 것이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내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구입 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EAMA)는 유럽의 올해 신차 판매가 25% 감소해 1000만 대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 자동차 판매 명암은 독일 자동차 업체 BMW의 판매 통계 수치에서도 잘 나타난다. 2분기 BMW의 중국 판매는 21만26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40%, 유럽 46% 각각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이는 불과 1년 전과 현격히 다른 양상이다. 폭스바겐, GM 등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은 전기차로의 전환 관련 투자 비용 상승과 함께 수요 감소로 고전을 겪었었다. 중국과 유럽의 시장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자동차 수요 감소, 미래차 기술 투자로 골머리를 앓던 자동차 업계가 새로운 부담을 더 떠안게 됐다고 WSJ는 지적했다.
유럽시장을 거점으로 한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폭스바겐과 포드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하고 상용차와 전기차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양사는 포드의 트럭 생산 시스템을 활용, 총 800만 대 상용차를 공동 생산할 예정이다.
FCA와 푸조-시트로앵(PSA)도 합병 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존 엘칸 FCA 회장은 “일정을 앞당기려고 한다”면서 “코로나19로 합병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처럼 일찌감치 중국시장 비중을 늘린 기업들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조나단 포스킷 LMC오토모티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파이를 키운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