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산업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국제 정보보호분야 회의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양자암호통신 전담 연구과제 그룹 신설 및 보안 표준이 채택됐기 때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최근 온라인으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ITU-T) 보안 연구반(SG17)' 회의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마련한 정보통신 보안관련 국제표준 8건이 채택되고, 양자암호 통신 표준의 개발을 전담하는 과제그룹이 신설됐다고 3일 밝혔다.
회의에서는 양자암호통신‧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차량 보안과 관련된 표준 6건이 사전 채택되고,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사고 대응과 관련된 표준 2건이 최종 채택됐다.
보안 표준 6건은 △양자암호키 분배 네트워크를 위한 보안 프레임워크 △양자암호키 결합과 보안키 공급 표준 △블록체인 기술 용어 정의 △보안 보증 표준 △차량외부 접속장치 보안 △차내망 침입탐지시스템 등이다. 차량 침입 탐지의 경우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보안을 강화하고, 자동차 업체간에 상호 운용성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서비스의 확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종 채택 2건 중 비식별 처리 프레임워크 표준은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는 절차와 대상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이어 사이버 보안 사고의 증거 수집과 보존을 위한 지침 은 사이버 침해 발생 시 증거 데이터를 수집·보존하는데 사용되는 기술의 적합성과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 특히 최근 개정된 데이터 3법 주요 내용으로 가명정보 개념이 도입됨에 따라 관련 기술의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표준 채택 이외에도 우리나라 주도로 양자암호통신 표준개발을 전담하는 과제그룹이 SG17 내에 신설돼 ITU-T에서 우리나라 입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표준 개발에는 고려대, 금융보안원, 순천향대, SK텔레콤, 카카오모빌리티,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정보기술단, 현대자동차 등이 참여했다.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에 123억 우선 투입
정부는 이와 동시에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미래 핵심기술인 양자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초석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반영한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의 수행기관을 선정, 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과제를 본격 추진한다.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사업은 비대면 확산에 맞춰 보안을 강화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공공·의료·산업 분야에 구축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하여 양자산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프로젝트다. 양자암호통신은 만지면 터지는 비눗방울처럼 누군가 도청을 시도하면 신호가 붕괴돼 전달이 안되는 양자의 물리적 상태를 활용, 도청을 방지하는 물리적 보안체계다. 이런 양자암호통신은 소인수분해 등 수학적 계산에 기반을 둔 기존의 암호체계를 풀 수 있는 양자컴퓨터의 등장에도 유효한 보안 체계로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이러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활용해 공공·의료·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또한 협력체(컨소시엄)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계하여 양자암호통신기술을 파급시키고, 낙수효과를 통해 향후 양자산업의 초석이 될 중소·벤처 기업 등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구축 사업 공모를 통해선 KT, SKB, LGU+ 주관의 8개 컨소시엄와 4일협약을 체결한다. 이를 통해 공공·의료·산업분야 16개 구간에 양자암호통신 장비 및 양자내성암호 시스템을 구축하고 응용서비스를 발굴할 예정이다. 8개 컨소시엄에는 올해 123억 원이 투입된다.
공공분야 참여기관으로는 광주광역시청, 전남·강원도청, 의료분야는 연세의료원, 성모병원, 을지대병원, 산업분야는 한화시스템·우리은행·CJ올리브네트웍스, 현대이노텍, LG이노텍이 선정됐다.
과기정통부는 국내외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실증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국내 양자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