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인해 공연계에 ‘유료 온라인 공연’이 화두가 됐다. 최근까지만 해도 공연계에서는 유료 온라인 공연이 저작권 침해는 물론 편집이 가미되는 영상 매체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뮤지컬평론가)는 13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맞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존이 달린 문제가 되니 인식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 공연 유료화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공연이 유료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콘텐츠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온라인 유료 공연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현장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콘텐츠가 더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얼마만큼의 비용을 받고 스트리밍을 제공할 것인지도 숙제다. 현재 유로 온라인 공연을 하는 ‘잃어버린 얼굴 1895’의 경우 2만 원의 시청요금을 책정했다. 스트리밍이 종료된 후에도 3시간 동안 돌려보기가 가능하다. ‘신과 함께-저승 편’은 1만5000원, ‘모차르트!’는 3만~4만 원대에서 제공 중이다. 오프라인 티켓 최고가의 20% 선이다.
원 교수는 “온라인 공연 유료화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가격은 수용자의 관점에서 최대한 정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오프라인 푯값을 고려해 이 보다 낮은 선에서 정해야 할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온라인으로 공연 보기’가 뉴노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김종헌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히 듣고 보는 것을 넘어 공간과 현존을 느껴야 하는 공연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온전하게 옮겨놓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더욱이 ‘온라인에서 보는 영상은 무료’라는 사람들의 보편적 인식을 고려할 때 온라인 공연이 기존 공연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한 공연을 펼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재난은 반복적으로 찾아온다. 당장에는 타격을 입은 수천 명의 예술가의 돌파구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시적으로는 현장 예술가들이 재난 상황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와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며 “공연 영상 제작 지원 제도를 강화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