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미지가 수직으로 하락한 데는 중국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물론 그 심각성을 은폐해 지금과 같은 대재앙으로 키웠다는 비판이 유효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은 4월 백악관에 “중국이 코로나19의 발생 범위를 숨기고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축소 보고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후앙 얀종 미국외교협회(CFR) 글로벌 보건 수석 연구원은 “중국 국민이 1월 18일까지 코로나19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1월 초 중국 의료진 상당수가 이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를 열었다. 중국은 지난달 16일 이후 본토에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해왔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우리 공산당은 전 인민을 단결시켜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렀다”며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사실상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코로나19 실태 조사에는 제대로 응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기 위해 7월 중국으로 동물 보건학 전문가와 전염병 학자 등 두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들이 3주간 머무르면서 정작 진원지인 우한은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화상 브리핑에서 “이들은 국제 전문가팀을 위한 선발대”였다며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선발대의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한으로 갈 계획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국제 전문가팀이 구성된다면 당연히 우한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해명에도 국제사회의 의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팀을 파견하기 전인 6월 30일에는 화상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기원했는지를 알아야 잘 싸울 수 있다”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다음 주 중국에 조사팀을 보내겠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WHO가 미국 다음으로 분담금을 많이 내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의혹만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