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최승진 특허법인 RPM 대표 변리사 "지식재산 포트폴리오 꼼꼼하게 구축해야"

입력 2020-09-14 17:00 수정 2020-09-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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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반부터 지식재산 보호에 힘써야”

▲최승진 특허법인 RPM 대표 변리사는 "중소기업일수록 지식재산권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특허법인 RPM )
▲최승진 특허법인 RPM 대표 변리사는 "중소기업일수록 지식재산권 보호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특허법인 RPM )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먼저 특허권으로 출원해 권리화하지 않으면 독점권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특히 지식재산 포트폴리오를 꼼꼼하게 구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최승진(35) 특허법인 RPM 대표 변리사는 특허권이 보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이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필수적인 방패막이자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지표라고도 설명했다.

최 변리사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지식재산에 소홀한 경우가 많음을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식재산은 효과와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한다”며 “그러나 중소기업일수록 기술력에 기초한 특허권과 브랜드를 반영한 상표 가치가 중요한 무기이기 때문에 사업 초반부터 지식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선발명주의가 아닌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즉, 먼저 발명을 했더라도 특허권으로 출원해 권리화하지 않으면 개발한 기술을 권리화할 수 없고, 독점권도 획득할 수 없다.

최 변리사에 따르면 핵심적인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이 특허출원을 하지 않은 채로 제품에 적용하는 사이, 다른 기업에서 먼저 특허출원을 진행해 버려서 실제로 먼저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독점권도 획득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오히려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후속 기업의 특허권에 대한 침해로 성립하는 경우도 많다.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전 특허권으로 보호를 해놓지 않는 경우 기업에 큰 타격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다.

최 변리사는 상표권의 문제에서 잘 알려진 문제로 돼지갈비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업체인 ‘명륜진사갈비’ 예를 들었다. 가맹점이 500개가 넘지만 현재 상표권을 등록받지 못한 명륜진사갈비는 명륜등심해장국의 상표권에 대한 침해 소송에 직면해 있다. 명륜진사갈비가 상표를 출원했지만, 명륜등심해장국 선행 상표권에 의해 등록이 거절됐고 이 가운데 가맹점 수를 늘려 침해 소송에 얽히게 되었다.

그는 “소송 결과에 따라 명륜진사갈비 측은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며 “사업 운영에서 상표권 선점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밝혔다.

최 변리사는 “특허권으로 기술을 보호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하다가 다른 기업이 기술을 모방하거나 특허권을 선점하면 사업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라며 특허권 획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허권을 활용하는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는 추세다. 예컨대 올해 7월 기술보증기금은 특허공제 국내 최초로 대출을 시행했다. 적립 부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제에 가입한 뒤 1년이 지난 기업들에 한해 지식재산비용 대출과 경영자금 대출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즉, 담보가 없어도 특허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최 변리사는 “이처럼 특허로 재무 문제를 개선할 수도 있고,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을 때 기업이 보유한 특허권의 품질이나 개수도 참고사항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특허권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 변리사를 포함해 변리사 4명이 같이 올해 설립한 특허법인 RPM은 ‘Renovative Patent Management’의 약자다. 지식재산을 출원·등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식재산을 혁신적으로 활용해 ‘돈이 되는 권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법인 창업에 앞서 최 씨는 6년간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을 전담하는 변리사로 일하며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의료기기, 생활가전, 인공지능, 블록체인,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술의 특허를 다뤘다. 한국발명진흥회의 외부전문위원·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중소기업벤처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에서 기술 로드맵 및 품목발굴 등의 검토위원·자문위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 변리사는 “지식재산을 둘러싼 분쟁 및 예방에 관한 전천후 서비스를 제공해 개인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독보적인 법인이 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등록도 중요하지만, 차후에 쓸모 있는 특허권이 될 것인지 아닌지는 전문가의 전문성에 의해 판가름난다”라며 “이를 위해 기술과 아이디어를 다방면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전략 수립 및 법인의 전문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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