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만큼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족 간 만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뿐 아니라 가을철 흔히 퍼지는 감염병도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추석을 전후해 벌초나 성묘 등 야외활동 시 진드기,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주의해야 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쯔쯔가무시증 등이 있는데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매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 예방법이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드물게는 환자의 체액과 혈액이 노출되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드기에 물린 후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는 대략 1~2주 정도다. 38~40℃의 고열이 3~10일간 지속하고, 근육통, 설사, 식욕부진, 오심,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 발생 5일 후 림프절 종대가 1~2주간 지속하기도 하며, 다발성 장기부전이나 신경학적 증상, 혼수 등 중증 사례가 발생하는 때도 있다. 치사율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약 10~40% 정도다.
쯔쯔가무시증은 야외활동 시 털 진드기 유충에 물린 후 1~3주 후(잠복기)에 고열,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털 진드기 유충이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9월~11월)에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발생한다. 특히 올해는 전년 대비 3주 빨리 매개 털 진드기 유충이 강원지역에서 처음 확인됐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치료방법이 보조적 치료에 그칠 수밖에 없다. 작은소참진드기의 활동 시기인 4월부터 11월까지는 산이나 들판에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풀숲에 들어갈 때는 긴 소매, 긴 바지, 장화 등을 착용하고,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4시간마다 한 번씩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면 좋다. 야외에서 집에 돌아온 후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옷은 세탁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 발열이나 두통,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드기 물림이나 야외활동 이력을 알리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뿐 아니라 쥐 등 설치류를 통해 퍼지는 감염병도 주의해야 한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은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 등이 꼽힌다.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은 주로 가을철에 발생하는데 질병관리청이 최근 5년간 전국의 렙토스피라증과 신증후군출혈열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50% 이상이 각각 9~11월, 10~12월에 집중됐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 균에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물이 피부 상처 등에 노출될 경우 감염된다. 발병 초기증상은 심한 두통이 나타나고, 눈이 충혈된다. 여기에 근육통, 피로감, 구토와 메스꺼움, 39도 이상의 고열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신증후군출혈열은 감염된 설치류의 분변, 오줌, 타액 등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된 후 건조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전파된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식욕 부진,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복통과 요통, 결막 충혈 등이 차차 발생한다.
설치류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여 있는 물 등 균 오염이 의심되는 물에서 작업할 경우 작업복(특히 장화)을 반드시 착용하고, 쥐의 배설물 등에 접촉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발열이나 근육통, 두통,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