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여러 화학 공정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학 합성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서로 섞이지 않는 용액들이 밀도 순서대로 쌓이는 것에 착안해 용매 층별로 화학 합성을 조절하는 회전하는 원통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를 이용하면 용매들을 시험관처럼 사용해 반응물을 이동·분리시키고, 화학반응을 순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기존 화학합성 과정을 크게 단순화할 수 있어 화학산업에서 희귀금속 추출과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은 이번 성과가 10월 1일 0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화합물 합성 과정은 석유화학공장처럼 특정 물질에 맞춰진 대형 공정이 아닌 이상 손으로 한 단계씩 진행해야 해 생산 시간과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화학 합성을 일괄 처리하는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 시스템이 이용돼 왔다. 복수의 플라스크와 밸브들을 기계적으로 연동하는 방법과 연속된 액체 흐름을 제어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자동화 장치를 제작하고, 반응물의 흐름을 조절하는 데 고도의 공학 기술이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연구진은 회전하는 용매로 손쉽게 합성을 제어하는 화학 시스템을 새롭게 고안해 반응물의 혼합·분리·추출을 하나의 반응 용기에서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개발한 시스템에서는 반응물이 확산을 통해 인접한 용매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원통 회전속도를 주기적으로 변화시켜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용매 층의 성질에 따라 인접한 용매를 분리할 수도 있었다.
공동 제1저자인 올게르 시불스키 연구위원은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합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들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용매 층 사이 작용을 조절해 기존에 추출이 어려웠던 화합물까지 추출할 수 있어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의미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