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업체들이 ‘11월 11일’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11번가가 회사명을 본따 만든 ‘십일절’ 행사로 대대적인 흥행을 거두자 경쟁업체들도 같은날 대규모 할인 행사를 개최해 견제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2020 ‘십일절 페스티벌’을 앞두고 500억 원 규모의 할인 혜택을 담아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했다.
주요 행사는 11일 오전 11시부터 매시간마다 방송되는 총 12번의 라이브방송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팸퍼스(P&G), 아모레퍼시픽, 닥터지 등을 단독 라이브 혜택으로 제공하고, BMW의 ‘THE new 5시리즈’를 온라인 최초로 공개한다. 11일 자정부터 밤 11시까지는 매시간 몽클레어 클로에를 비롯해 LG 트롬 위시타워 등을 최대 70% 할인하는 타임딜 상품을 선보인다.
전략은 성공적이다. ‘십일절’은 2018년에는 1020억 원으로 행사 도입 10년 만에 일거래액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44% 늘어 1470억 원을 돌파했다. 하루 고객 수는 11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판매 상품수량은 429만 개로 53% 증가했다. 1분에 약 3000개, 1억200만 원어치의 상품이 판매되며 흥행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는 제휴사를 중심으로 단독 상품 기획프로모션 등을 추진하고, 최근 시작한 ‘선물하기’ 서비스, ‘오늘장보기’ ‘오늘발송’ 서비스 등을 통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십일절’의 흥행에 따라 경쟁 이커머스들도 같은날 집중 할인에 나서면서 ‘11월 11일’이 이커머스 최대 쇼핑 축제로 브랜드화되는 모양새다. 11번가를 견제함과 동시에 이날 쇼핑을 하면 싸게 구입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으면서 소비 심리가 극대화되는 효과를 노리는 셈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월간 사상 최대 금액인 12조757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은 20.2%에 달했다.
위메프도 같은 날 최대 480개 상품을 특가에 제공하는 ‘1111데이’로 11번가의 ‘십일절’에 맞불을 놓는다. 식품과 패션·뷰티, 공연티켓 등 인기 카테고리 주요 상품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이베이코리아는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12일까지 연다. 당초 11월 1~11일까지 진행하던 행사를 지난해부터 하루 더 늘려 경쟁사들의 행사가 끝난 후인 12일에 미처 쇼핑을 마치지 못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행사 시작 8일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 개를 넘어선 역대급 실적으로 순항 중이다.
지난달 ‘롯데온세상’이라는 타이틀로 할인 행사를 진행했던 롯데온도 12일까지 3일간 ‘어게인 롯데온세상’으로 다시 등판한다. ‘롯데온세상’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던 무스너클과 라코스테, LG전자 등 100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행사 기간 매일 오전 10시에 최대 50% 할인 쿠폰을 선착순 1만 장 배포한다. 또한 행사 상품에 따라 7% 즉시 카드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경쟁사를 의식해 11월 11일을 전후로 온라인 쇼핑업체들이 할인전쟁이 치열해졌다”면서 “한국판 온라인 블랙프라이데이로 굳어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