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핫 시리얼 시장이 ‘핫’하다. ‘맛 없는 죽’으로 불리던 오트밀이 한 끼를 배부르고 맛있게 해결할 수 있는 건강간편식(HMR)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핫시리얼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외식 대신 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 핫시리얼 시장도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핫시리얼 시장은 150억 원 규모로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핫시리얼 불모지’였던 3년 전과 비교해 빠르게 커진 국내 핫시리얼 시장의 대표주자 롯데제과는 오트밀 브랜드 퀘이커 제품의 올해 예상 매출액을 120억 원으로 보고 있다.
유로모니터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자택 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식품 시장의 급팽창에 힘입어 핫 시리얼 시장 역시 성장세에 올라탔다. 문경선 식품&영양 부문 유로모니터 연구원은 "핫 시리얼 대표주자가 오트밀인데, 곡물을 따뜻하게 불린 제형에 내추럴, 저설탕, 풍부한 식이섬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죽이 오트밀과 상당히 유사하다"라면서 "한 끼를 건강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먹고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로 핫 시리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수입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제품도 다양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국 핫시리얼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7%(출처 KOTRA, 2013~2018년 기준) 기록하며 꾸준히 커지는 중이고, 최근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등지에서도 건강식인 오트밀에 주목하며 핫시리얼 시장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롯데제과가 국내 입맛에 맞춰 개발한 ‘퀘이커 오트그래놀라’의 동남아 누적 수출량(지난달 기준)은 20만 봉을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핫시리얼 시장은 2018년 롯데제과가 글로벌 오트밀 전문 브랜드 1위인 펩시코와 손잡고 퀘이커 제품을 출시하면서 포문이 열렸다. '퀘이커 오트밀 오리지널', '퀘이커 오트밀 바나나&아몬드', '퀘이커 오트밀 크리미밀크' 3종과 파우치 형태의 '퀘이커 오트밀 클래식오트' 1종으로 시작된 퀘이커 오트밀 브랜드는 최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공동개발을 통해 ‘구운김 퀘이커’, ‘누룽지 퀘이커’를 선보이는 등 ‘K-입맛’에 맞게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퀘이커 제품은 2018~2020년 시장점유율이 78~85% 사이(유로모니터 기준)를 오르내리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국내 식품 대기업의 이 시장 진출이 미미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퀘이커와 함께 견줄 만한 오트밀 브랜드로 동서식품의 '포스트 화이버 오트밀' 정도가 꼽힌다.
그럼에도 업계는 향후 핫시리얼의 시장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동서식품은 향후 오트밀 관련 제품군을 추가로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문경선 연구원은 "오트가 워낙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한 슈퍼곡물로 알려져 있어 쌀 죽보다 영양소가 풍부한 오트 죽을 먹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기존 죽 제품에서 귀리 죽을 출시하는 등 핫시리얼과 한국식 죽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어 오트(귀리) 기반의 다양한 간편식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