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사건을 들여다보는 검찰이 정부 정책의 정당성 자체를 수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당의 “정부 정책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대전지방검찰청은 16일 "월성 원전 관련 수사는 원전 정책의 당부에 관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 집행과 감사 과정에서 공무원 등 관계자의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관여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가진 수사가 아니라는 취지다.
여당은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수사를 두고 “검찰이 정부 정책과 국정 운영까지 평가하려 한다”며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최근 검찰이 정부 정책을 수사하며 국정에 개입하는 정치 행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정치적 목적의 편파, 과잉수사”라며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미래 비전을 가지고 끌고 나가는 정책을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하게 된다면 검찰 공화국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정책 그 자체를 감사 또는 수사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수사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검찰은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월성 1호기에 대한 2018년 6월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쟁점 중 하나인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취지의 감사 결과를 내놨다.
국민의힘은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조기 폐쇄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 12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원전 관련 산업통상자원부 등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폐쇄 결정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됐던 산업부 공무원 2명의 자택과 휴대전화 등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