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세계 웨이퍼 부문 2위로 부상...‘반도체 굴기’ 앞세운 중국 제쳐

입력 2020-12-08 15:00 수정 2020-12-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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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글로벌웨이퍼스, 잇따른 경쟁사 인수로 2위 올라
생산·설계 강점 대만, 소재 분야서도 경쟁력 대폭 강화
중국 압박 피해 미국과 연계 강화 전략 일환

▲글로벌 반도체 시장 국가별 점유율. 생산·설계 금액 합산 기준. 올해 전체 시장 규모 예상치(5444억 달러). 미국(43%)/대만(20%)/한국(16%)/일본(8%)/유럽(7%)/중국(6%).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글로벌 반도체 시장 국가별 점유율. 생산·설계 금액 합산 기준. 올해 전체 시장 규모 예상치(5444억 달러). 미국(43%)/대만(20%)/한국(16%)/일본(8%)/유럽(7%)/중국(6%).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2위 반도체 생산국인 대만이 소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2위로 올라섰다고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대만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지는 모습이다.

신문에 따르면 글로벌웨이퍼스가 대만의 반도체 소재 분야를 이끌고 있다. 웨이퍼 분야 세계 3위인 글로벌웨이퍼스는 업계 4위인 독일 실트로닉을 약 45억 달러(약 4조88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웨이퍼스는 2012년 도시바세라믹 인수를 시작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섰다. 2016년에는 덴마크 톱실과 미국 선에디슨 등 자신보다 덩치가 큰 경쟁사들을 잇따라 손에 넣으면서 순식간에 세계 3위로 올라섰다. 이번에 실트로닉까지 인수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약 30%로, 일본 신에쓰화학공업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닛케이는 이번 인수는 한 기업만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설계와 △소재, △제조장비, △생산 등 4가지로 나뉘는데,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일례로 일본은 소재와 제조장비에서 강하지만, 생산은 약하다. 중국은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설계 부문에서 좋게 평가되지만, 나머지 3개 부문은 취약하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를 필두로 생산과 설계 부문에서 강점을 발휘했는데, 이젠 소재 부문에서도 단숨에 세계 2위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닛케이는 미·중 분쟁을 계기로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가진 카드가 많을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세계 제일의 반도체 강국인 미국도 만능은 아니다. 특히 미국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뒤진 만큼 이 분야에 강한 대만을 유치하려 혈안이다. 5월 TSMC의 최신 공장을 애리조나주에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1월에는 미국 대선 이후 정국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대만과 경제대화를 가졌다. 중국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부문에서 연계를 강화하려 한 것이다.

통일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강해지는 대만도 향후 미국이 가장 의지하는 반도체 분야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번 인수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대만경제연구원의 류페이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웨이퍼스의 인수로 대만의 영향력이 소재 분야에서도 한층 커졌다”며 “이는 미국과 대만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 반도체 굴기가 주춤한 상태다. 반도체 굴기 최전선에 선 칭화유니그룹은 지난달 13억 위안(약 2161억 원)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내고 말았다.

그러나 중국도 필사적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10월 말 개최한 19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반도체 신소재 개발을 꼽았다. 이에 미국이 대만을 끌어 들여 벌이는 중국과의 반도체 전쟁은 한층 격렬해질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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