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아픈 손가락’ 스마트폰 사업 결국 접을 듯

입력 2021-01-20 16:21 수정 2021-01-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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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매각보단 대폭 축소 가능성 커…사업 시작 29년만 최대 위기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모델이 LG 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모델이 LG 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선 단계적으로 사업을 정리하는 ‘예견된 절차’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업부 크기를 대폭 줄이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율을 높이는 등 적자 개선에 힘썼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던 데다, 지난해 야심작으로 내놓은 ‘LG 벨벳’과 ‘윙’ 등의 제품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사업 정리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언제든 정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는 지속해서 나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적자 폭도 꾸준히 늘어왔다. 2015년 483억 원 적자에서 2016년 1조 원대로 급증했고, 2017년과 2018년 7000억 원대, 2019년 1조 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폭은 8000억~9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적자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었다. 2019년 경기도 평택에 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고, ODM 생산을 대폭 확대해 전체 생산물량의 70% 수준까지 외주생산 비중을 높였다.

지난해 12월엔 ODM 사업조직을 강화하고, 선행연구와 선행마케팅 조직을 통폐합하면서 사업 효율화에 주력했다. 당해 2000억 원대에 머무르던 분기별 영업적자가 3분기 1400억 원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사업 회복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피처폰 시절 아성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예년보다 쪼그라든 데다, ODM을 통해 역점을 둔 중저가 시장에선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 공세를 버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내놓은 ‘LG 벨벳’과 ‘LG 윙’이 시장에서 좋지 못한 평가를 받으며 저조한 판매량에 그쳤다. 특히 혁신 전략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통해 야심 차게 내놓은 ‘LG 윙’의 실패는 뼈아픈 사례로 꼽힌다. 발매 이후 현재까지 LG 윙 판매량은 10만 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선택지인 ‘부서 대폭 축소 및 ODM 위주의 최소한도 사업 운영’과 ‘사업부 통매각’ 방식 중에선 우선 사업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에서 예고한 신제품 롤러블(말리는) 스마트폰 ‘LG 롤러블’이 개발 단계인 데다, 적자가 오랜 기간 누적돼 온 현 상황에선 원하는 만큼의 몸값을 매기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관련 기술이 주력 사업인 가전, TV 사업 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홈 엔터테인먼트 기술과도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사업을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직장인용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LG전자가 현재 MC사업본부 직원 중 60% 타 사업부 이동, 30% 잔류, 10%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 질문 게시판엔 자신을 LG전자 MC사업본부 근무자라고 밝힌 사람이 “최근 권고사직 및 타 사업부 이동을 진행 중”이라며 노무 관련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LG전자 MC 사업본부에는 약 4000여 명가량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데, 사업 축소 방안이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2000명이 넘는 인원이 타 사업부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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