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항공이동 모델은 쉽게 설명해 드론(dron)을 물류뿐 아니라 사람들의 이동수단으로 확대하는 벤처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드론은 젊은이들을 겨냥한 멋진 장남감 정도로 인식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중요한 상업적 용도로 쓰이고 있다.
종종 아마존이 드론을 소비자가 주문한 물품의 배달에 활용할 것이라는 기사들을 신문에서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좀 먼 일이고, 현재 가장 큰 드론 마켓은 미국의 거대한 농작물 산업이다. 방대한 농경지에 직접 마시면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살충제를 분사한다거나, 화재 등의 위험한 상황을 모니터하고 통제하는 데 사람이 타지 않은 무인 드론을 띄워 원격 조정으로 상황을 제어하는 것이다.
이런 드론이 그 범위를 넓혀 사람을 실어 나르는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헬리콥터나 소형 비행기에 비해 드론이 주는 장점은 이착륙이 수월하고 이동에 에너지가 적게 들며, 전기 에너지로 작동한다는 점과 원격 조정이나 조정의 자동화로 운전자가 크게 필요 없다는 것이다. 특히 도심에서 교통 체증을 피하고 중거리 이동 시간을 현격히 줄이는 점을 어필하며 미국 상류층을 중심으로 마켓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이 모델로 중산층에도 다가갈 수 있는 택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여러 벤처들이 눈에 띈다.
이 중 세계적으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벤처 중 하나가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의 이항(EHang)이다. 드론을 이용한 물류 이동 기술과 벤처 활동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무래도 땅만큼 하늘도 넓기에 드론의 수요와 가능성을 미리 보고, 미국보다 훨씬 먼저 막대한 투자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항은 중국에서 투자자를 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광저우에서 창업한 후 높은 기술력으로 초기 관심을 끌었으나, 2016년 병원과 신체 장기 이동 계약과 물류 이동 등의 상업화 계약들이 파기되며 이듬해 미국 지점이 파산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이런 어려움 속에 자금의 물꼬를 터주며 나스닥 상장까지 이끄는 데 큰 기여를 한 사람 중 하나가 중국계 미국인 스타 투자자인 제니 리(Jenney Lee)이다. 제니 리가 당시의 상황에선 실패한 회사를 끌어준 결정적 이유는 바로 이항의 창업자 후아지 후(Huazhi Hu)의 비전에 대한 믿음이었다.
공교롭게도 이항은 현재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울프팩 리서치(Wolfpack Research)라는 회사가 거짓계약 의혹을 제기해 고전을 하고 있다.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나, 급격히 성장하는 벤처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경우를 여럿 보아왔다. 어디까지 사실인지,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 여파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결국 이항이 추구하는 모델이 얼마나 견고하고 시장성이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에 필자가 초점을 맞추어 보고자 하는 것은 도심 항공이동 모델이라는 새로운 마켓에 뛰어든 이항의 창업자 후아지 후이다.
후아지 후는 종종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Elon Musk)에 비교된다. 그러나 후아지 후와 일론 머스크의 성격이나 이미지는 정반대다. 저돌적이고 대중적인 머스크에 반해 후아지는 대중 앞에 나서기도 꺼려 인터뷰하는 일도 드물고, 인상도 마음씨 좋은 동네 가게 아저씨 같다. 그러나 후아지가 머스크와 함께 거론되는 이유는 그의 꿈과 비전이, 머스크가 전기자동차라는 황무지에서 시장을 만들어 간 것처럼 대범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드문 열정 그리고 추진력 때문이다. 아무도 나아가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창업자의 성향은 그들의 성격이 달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겠다.
창업자의 이야기는 종종 벤처를 꿈꾸거나 진행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경각제 역할을 하는데, 다음 회에서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보았던 도심 항공이동이라는 신 마켓과 여기서 꿈과 포부를 키워가는 창업자들 이야기를 좀 더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