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이 한파로 인한 정전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전 세계 12인치 파운드리 생산물량 중 2% 수준의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물량도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전 상황이 낸드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2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공장이 멈춰선 상황과 관련해 “이번 한파로 인해 글로벌 12인치 공장 생산물량의 약 1~2%에 해당하는 손실을 봤다”라며 “단계적인 전력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최소 일주일 후 다시 가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7일(한국시간) 새벽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전력 부족으로 오스틴 공장이 가동 중단된 것은 199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 공장의 주요 공정기술은 14nm(나노미터, 1나노미터=10억분의 1m)와 11nm다. 이 기술을 활용해 주로 퀄컴의 5G 무선통신용 초고주파칩(RFIC)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공정들에서도 피해가 불가피하다. 28~65nm 팹에선 테슬라 및 르네사스용 자동차칩을 비롯해 삼성 시스템LSI 제품이 생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오스틴 공장에서 3분기 누적 기준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매출 가운데 5.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트렌드포스는 공장 정전이 낸드플래시 공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오스틴 공장에서 낸드플래시를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14~40nm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및 낸드 컨트롤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해당 공장의 컨트롤러 생산량이 적은 데다 삼성이 비상대응 준비를 미리 해놨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주요 SSD 공급업체들은 SSD 가격을 산정할 때 컨트롤러 IC의 공급 경색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는 정전에 앞서 실리콘 웨이퍼가 파손되지 않게 하는 대응책을 실시했지만, 오스틴 공장의 리드타임(반도체 생산에 걸리는 시간) 증가는 공급부족에 따른 반도체 시장 경색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