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경지면적이 줄어들면서 식량안보도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줄어든 경지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551배에 달한다. 식량과 곡물자급률도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경지면적을 늘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0년 경지면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경지면적은 156만4797㏊로 전년 158만957㏊에서 1만6160㏊가 줄었다. 용도별로 밭은 74만902㏊, 논은 82만3895㏊가 감소했다.
경지면적 감소는 건물 건축과 유휴지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손꼽혔다. 건물 건축으로 1만9000㏊, 2년 이상 경작을 하지 않아 개간이 필요한 유휴지는 2800㏊로 집계됐다. 반면 개간, 간척으로 증가한 경지면적은 1000㏊에 불과했다.
2012년 이후 경지면적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2년 172만9982㏊였던 경지면적은 2014년 169만1113㏊로 170만㏊ 선이 무너졌고, 2018년에는 159만5614㏊로 150㏊ 아래로 내려왔다.
8년 사이 16㏊가 없어진 셈이며 이는 여의도 면적의 551배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높은 쌀값과 공익직불제 시행에 따라 감소폭이 줄었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3~4년 안에 150만㏊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 특히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유휴지가 확대되고, 태양광발전으로 인한 경지면적 감소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2018년에는 농지법 개정으로 규제가 완화되면서 태양에너지 발전설비 설치가 쉬워졌고, 허가 면적도 넓어졌다.
문제는 경지면적 감소가 곡물의 생산량을 감소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2019년 기준 식량자급률은 45.5%에 불과하고, 사료용을 더한 곡물자급률은 21%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도 콩과 밀 등 수입량이 많은 곡물을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 수준인 밀 자급률을 2030년까지 10%로, 30%인 콩은 45%까지 높이겠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경지면적 감소가 계속될 경우 결국 목표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쌀을 제외한 모든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에서 경지면적도 최근 20년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며 "식량안보 위기에 대비해 옥수수와 밀, 콩은 최소 필요량을 비축해야 하고, 일정 수준의 농지면적과 식량 파종 면적을 보장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