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 남성의 2배…20대 비율 가장 높아
기분 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국민건강보험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분장애로 치료받은 환자가 2016년 77만8000명에서 지난해 101만7000명으로 30.7% 늘어났다.
기분장애란 기분조절이 어렵고, 비정상적인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를 넓게 일컫는 말이다. 우울증, 양극성 장애, 조증 등이 대표적이다. 일시적인 기분 변화는 누구에게나 일어나지만, 기분 장애는 상당한 기간 한 개인의 삶에 전반적인 악영향을 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교수는 "기분 장애는 한 개인의 약함이나 의지박약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제대로 된 치료와 개입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질환에 따라 발생 원인이 다양하나 보통 사회적·심리적·생물학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기분장애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인 우울증은 삶에 대한 흥미와 의욕 상실을 보인다. 때때로 죽음, 자살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기도 하며, 수면과 식욕의 패턴에도 변화를 보인다. 우울 증상을 보일 때 많은 환자가 불면과 식욕 저하 증상을 보인다. 때로는 반대로 수면시간이 늘고 온종일 자거나 식욕이 늘고 폭식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양극성 장애의 주요 증상은 기분이 들뜨는 조증이다.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이 독립적으로 나타나거나 때로 동시에 나타날 수도 있다. 조증 시기에는 고양되고 과대하고 과민한 기분이 특징적이며 대체로 기분이 고양되지만, 사소한 일에 분노를 일으키고 과격한 행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우울 삽화기에는 우울, 불안, 무기력감, 절망감을 호소하고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지난해 기분 장애로 진료를 받은 여성(67만1000명)이 남성(34만 5000명)보다 2배 가까이 더 많았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진료 인원 중 20대가 16.8%(17만1000명)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2%(16만4000명), 50대가 14.4%(14만7000명)였다.
취업난을 비롯해 주식·부동산 등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이후, 대면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은 20대 여성의 음주와 자살률이 높아진 것도 궤를 같이한다.
박선영 교수는 "최근 젊은 층에서 불안장애, 우울장애의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여러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