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지 8일로 2년을 맞는다.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지으면서 ‘조원태호’가 본격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양호 회장의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과 한진그룹 주요 임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일 추모행사 외 별도의 외부 행사는 치르지 않는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주기 추모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는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양호 회장은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라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으나 말년에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과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등을 겪었다. 조 회장은 2019년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섬유화증으로 별세했다.
조양호 회장은 아들인 조원태 회장에게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는 유훈을 남겼다. 그러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연합을 구성해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고, 지난해 12월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3자연합이 해체함에 따라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 3자연합은 이달 초 공식 해체했다.
경영권을 지켜내면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화물 운송을 강화하면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한진그룹은 항공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등 인수 부작용 최소화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지금까지의 수많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슬기롭게 극복해 온 경험이 있다”며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그룹 비전인 ‘글로벌 물류업계를 선도하는 종합물류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