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사람들은 실내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더 자주 청소하게 됐고, 집이 진짜 깨끗한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
글로벌 가전기업 다이슨의 설립자이자 수석 엔지니어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대표는 25일 국내에 ‘다이슨 V15 디텍트™ (Dyson V15 Detect™)’와 ‘다이슨 V12 디텍트 슬림™ (Dyson V12 Detect Slim™)’등 무선청소기 신제품 2종을 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성수동에선 해당 신제품들로 집을 청소하는 모습을 시연하는 체험 행사가 열렸다.
디자인은 사이클론과 먼지 통 등을 그대로 노출하는 기존 다이슨 제품의 전통을 계승했다. 다만 전원 버튼을 누르면 이전과는 다른 점이 바로 눈에 띄었다. 바로 앞부분에서 뻗어 나오는 초록빛 ‘레이저’였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크기의 먼지 입자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지면에서 7.3㎜ 떨어진 곳에 1.5도 각도로 설치됐다. 1㎝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 가장 가시성이 좋은 각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연 과정에서 설탕이 잔뜩 떨어진 바닥에 헤드를 놓고 전원 버튼을 누르자, 타원형 레이저 빛 안에 촘촘히 들어찬 입자가 눈에 들어왔다. 청소기를 가볍게 앞뒤로 밀자 입자들이 사라졌다.
다이슨 관계자는 “한 엔지니어가 집 안에 있을 때 공기 중 입자가 햇볕에 반짝이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에 착안해 개발을 시작했다”라며 “이를 위해 130개에 가까운 레이저 헤드 시제품을 만들었고, 수백 번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라고 설명했다.
레이저가 초록색인 이유에 대해선 “눈에 가장 안전하면서도, 민감하게 대비되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청소기로 빨려 들어간 먼지의 양과 입자 크기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흡입된 입자의 음향 진동을 통해 먼지를 인식하는 ‘피조센서’ 덕분이다. 이 센서는 먼지 입자를 1초에 1만5000번 측정한다. 이 결과를 기반으로 LCD 창에서 흡입한 입자의 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먼지 입자 크기도 세세하게 분류했다. 가장 작은 크기인 10마이크론은 꽃가루 정도의 미세입자, 60마이크론은 사람의 몸에서 떨어지는 각질 수준이다. 중간 크기인 180마이크론엔 진드기, 500마이크론 이상은 설탕 등 가루 입자들이 해당한다.
피조센서의 또 다른 역할은 바닥 유형이나 먼지양에 인식해 자동으로 흡입력을 조절하도록 하는 것이다. 직접 주연 시행을 하던 중 먼지가 많은 곳에 청소기를 가져다 대자 모터 소리가 달라졌다. 먼지를 흡입하고 난 후론 자동으로 모터 세기가 조절됐다.
무선청소기의 ‘고질병’이었던 머리카락이나 털 끼임 등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도 고안됐다. 바로 원뿔형 브러쉬 바다. 머리카락이 감기면 폭이 좁아지는 구간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원뿔형 모양을 유지하면서도 좁은 곳을 청소할 수 있게 하려고 모터와 구동장치를 뒤로 보내는 디자인적 실험도 감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흡입 가능한 머리카락과 털의 양을 7배가량 늘릴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신제품 2종의 흡입력(AW)은 V15 240AW, V12는 150AW로 소폭 차이가 난다. V15의 경우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반려동물을 기르는 등 청소량이 많은 가정, V12는 2인 이하 가구에 적합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V15 출고가는 129만 원, V12는 109만 원이다.
한편 다이슨이 무선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LG전자와의 '3파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국내 가전 양사가 각각 무선청소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는데, 다이슨도 이에 맞선 것이다.
다이슨은 한때 '무선청소기 원조'로 이 시장의 70~80%를 독식했으나, 현재는 국내업체들에 선두를 내준 상태다. 복수의 시장조사업체 보고서를 종합하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점유율은 LG전자 50%, 삼성전자 30%, 다이슨 10~20%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