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유효기간 2배↑…한국, 상반기 수급문제 해결"
"美 인사들, 잘사는 한국 왜 백신 부족하냐 물어"
김기현 "대통령에 백신관련 상세 계획표 요청해"
국민의힘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못한 '백신 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실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12일부터 20일까지 당 방미대표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박진·최형두 의원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의회, 행정부, 싱크탱크, 글로벌백신제약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백신 스와프, 파트너십 구축 등을 제안했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 논의가 직접 거론되지 못한 건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한미정상회담이 미 바이든 행정부와 신뢰의 첫걸음을 떼는 계기였다면, 백신 스와프는 양국 관계를 한층 두텁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위를 꾸려 백신스와프를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한국은 미국과 백신 스와프 하기 위한 완벽한 조건을 갖춘 나라"라며 "미국 백신 여유분의 효율적 관리, 한국의 신속한 접종을 위해서 양국에게 모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현재 해외로 백신 8000만 도즈를 해외에 보낼 수 있을 만큼 상반기 물량이 남아도는 반면 한국은 상반기 물량이 부족하다"면서 "짧은 백신 유효기간을 감안하면 한미간 백신 스와프는 미국은 유효기간을 늘리고, 한국은 백신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다다익선"이라고 실현 가능성을 설명했다.
한국은 항공편으로 24시간 내 백신 공수가 가능해 신속한 공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잠재 백신 생산력도 있어 한국은 미국과 스와프 하기 위한 완벽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백신 유효기간도 2배 이상 늘리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상당히 짧은 유효기간을 가진 백신을 우선적으로 한국에 쓰도록 하고 추후 되받기 때문이다.
박 의원도 "스와프는 거저 달라는 게 아니라, 급한대로 여유분 빌려쓰고 나중에 생각하거나 확보해서 되갚되는 것"이라며 "백신 스와프가 성사될 경우 하류 접종 규모(150만명)보다 3배에 가까운 500만분도 가능해 8~9월에는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꾸준한 협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박 의원은 "한미간 글로벌 백신 논의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지속적인 협의 채널 필요하며 당장 한미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해야한다"며 "국회 차원의 '백신 허브 특위'를 만들자고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양국간 백신 협력을 위해 미국 주요 인사들도 한국 방문을 계획 중이다. 박 의원은 "의회, 행정부, 싱크탱크 여러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한국 상황을 설명하니 한국이 그렇게 절박한지 몰랐다, 그렇게 잘사는 나라인데 왜 백신이 부족하냐고 물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한국 상황을 접한 미국 전현직 의원들이 곧 한국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들이 한국에 오면 보다 피부에 와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간담회(한미정상회담 설명)에 참석한 김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백신 등 당장 시급한 민생현안을 말씀드렸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감정과 괴리감이 있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백신 확보 뿐 아니라 백신 선택권, 마스크 졸업 시점, 국내 백신 생산 물량 등의 계획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