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기업]②인플레시기 가격 전가력이 실적 좌우 車 업종엔 ‘득’

입력 2021-06-0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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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전세계 섹터별 주가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하나금융투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전세계 섹터별 주가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하나금융투자)

인플레이션 수혜 업종이 달라졌다. 통상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단기 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춰 경기순환주의 주가가 상승하곤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플레이션 환경에선 장기적인 경기 확장에 무게를 두고 그간 EPS개선, 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높은 테크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있어도 금리조정을 엄중하게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4.2% 상승한 것에 대해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조정하기 보단 중장기적인 관점의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연준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또다시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제로 수준으로 내린 후 현재까지 동결 상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상황을 꺾기 위해 연준이 금리조정을 단행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한국 모두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주가수익비율(PER·Price earning ratio)은 크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기준 1.59%를 기록했다. 1년전 0%대에 비해 상승했다. 하나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5 ~ 2% 구간일 때 S&P500지수의 PER은 13.2배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 이하일 때 S&P500지수의 PER이 20.6배인 것을 놓고 봤을 때 수치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31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201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179%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11월 22일(2.2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3년물 국채금리가 1 ~ 1.5% 구간일 때 코스피 PER은 12.2배를 나타냈다. 국내 3년물 국채금리 1% 이하 구간에서 코스피 PER은 16.5배로 수치가 떨어지는 경향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10년물 국채금리가 더 상승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넘어서면 증시는 다시 상승 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채금리가 안정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 보다 높은 국면이 지속되면 서 증시는 상승 국면에 진입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BEI 상승 국면에서는 경기민감 업종의 EPS 실적 개선 및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지만, 최근에는 테크 업종의 EPS 및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2011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전세계 경기순환주 상승이 상대적으로 컸다. 경기순환주란 경기국면이 좋을 땐 주가가 급등하고 반대의 상황에선 급락하는 주가다. 그러나 2012~지난해까지 테크주의 주당순이익(EPS·Earning Per Share) 개선과 주가 상승이 경기순환주보다 상대적으로 큰 편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2~2021년까지의 전세계 테크주의 EPS는 10.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소재(7.0%), 헬스케어(5.2%), 필수소비재(4.4%), 금융(3.8%), 경기소비재(2.9%), 커뮤니케이션(2.6%) 순으로 집계됐다.

2012~2021년까지의 전세계 테크주의 PER은 2002~2011년까지와 비교했을 때 25.6% 성장했다. 경기소비재의 주가 수익률 역시 과거와 비교했을 때 17.7% 성장했다. 그러나 소재와 산업재 종목의 주가 수익률은 과거에 비해 각각 15.8%, 13.9% 떨어졌다. 에너지 종목 역시 4.5%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수혜받는 업종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IT서비스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종목인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으로 8조4942억원(추정치)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조2953억원(18.0%) 증가했다. 기타 반도체 종목인 원익IPS와 해성DS의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25억원(39.9%), 302억원(28.1%) 올랐다.

IT서비스 종목인 삼성SDS 역시 매출액 3조613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6252억원(25.7%) 증가했다. 기타 IT서비스 종목인 현대오토에버와 솔트룩스의 매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00억원(8.4%), 29억원(215.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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