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서도 미술관,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완성차의 상품성을 높이고, 회사의 미래 사업과 지속 가능성을 실험하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는 독일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과 손잡고 로봇 디자인과 기술이 일상에 가져올 영향에 관해 고민하는 전시를 시작한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현대차는 총 5번의 전시를 세계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첫 전시는 ‘헬로 로봇, 인간과 기계 그리고 디자인’으로 8월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진행된다. 로봇이 인간의 일상에 어떻게 진입하는지, 로봇의 디자인이 바뀌면서 역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함께 전시되는 현대차의 로보틱스 제품은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제시한다.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모던,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손잡고 다양한 공동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실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모빌리티의 가능성까지 확인하려는 시도다.
현대차 관계자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기술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얼마나 향상하는지 보여주고, 고객에게 현대차가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는 사례도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타이어가 대표적인 예시다.
르노삼성은 2022년형 XM3 출시를 기념해 캐주얼 패션 브랜드 ‘커버낫(COVERNAT)’과 이색 협업을 진행했다. 커버낫 홍대 플래그십스토어에 쇼룸을 마련해 양사가 함께 제작한 여름 바캉스 콘셉트 룩북 화보를 전시했다. 르노삼성은 무신사를 통해 2021시즌 커버낫 여름 아이템을 구매한 소비자를 추첨해 XM3도 증정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 주요 타깃층인 MZ세대 소비 취향에 맞춰 커버낫과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라며 “젊은 소비자와 소통해 XM3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흥행을 이어나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자동차 기반 라이프스타일 및 패션 브랜드 ‘피치스’와 함께 서울 성수동에 복합 문화공간 ‘도원’을 운영 중이다.
‘도원’은 국내에 없던 자동차, 패션, 길거리 문화가 복합적으로 융합되는 공간 플랫폼으로, 튜닝샵 등 서울 외곽에 있던 자동차 관련 공간을 중심부로 가져와 자동차에 관심이 없던 일반인과도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차량을 스타일링할 수 있는 ‘개라지(Garage)’를 비롯해 차량 전시와 공연 등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는 갤러리, 피치스 오프라인 매장, 편집숍, 스케이트보드 파크, 커뮤니티 라운지, 카페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는 '도원'을 자동차 문화 랜드마크로 발전시켜 잠재 고객인 MZ 세대와의 문화적 소통을 활성화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차량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보석 브랜드와 손잡는 일도 있다. BMW는 오스트리아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뉴 8시리즈 실내 곳곳에 크리스털 장식을 넣었다. 볼보는 스웨덴의 명품 크리스털 제조사 '오레포스(Orrefors)'가 천연 크리스털로 제작한 기어 노브를 고급 제품군에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술이나 패션과의 협업은 지금 당장 눈에 띄는 사업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잠재 소비자를 확보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