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 도중 환자에게 명확한 동의를 구하지 않고 폐 일부를 절제한 의사와 병원에게 배상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 씨가 B 병원 재단 법인과 의사 C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전에도 결핵을 앓았던 A 씨는 2016년 2월 B 병원에서 흉부 CT 검사 이후 폐렴 진단을 받았다. 항생제 처방에도 병이 낫지 않으면서 A 씨는 약 4개월에 걸쳐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았으나 염증의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B 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A 씨에게 폐 조직검사를 권유하고 흉부외과 전문의인 C 씨에게 협진의뢰를 했다.
C 씨는 조직검사를 위해 절제한 부위가 염증 때문에 치유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 등이 있다고 판단해 폐 일부분을 제거했다.
A 씨는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술을 했다며 C 씨와 병원 재단을 상대로 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선량한 주의의무와 설명의무를 위반해 동의 없이 A 씨의 우상엽을 절제했다”며 병원 등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책임을 70%로 제한해 B 병원 재단 등의 A 씨에게 약 14억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병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A 씨가 정년인 만 60세를 넘겼을 때의 월수입을 감액해 병원 등이 약 1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