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 대란 속에 상반기 항공 화물 시장의 성장률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항공 화물 수요는 2019년에 비해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0.2% 성장한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상반기 실적이다.
IATA는 코로나19로 인한 왜곡을 고려해 올해 항공 화물 시장 데이터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고 있다.
국제 화물수송실적(CTK)을 기준으로 측정한 6월 화물 수요는 2019년 같은 달에 비해 9.9% 증가했다. 반면 여객기의 화물칸인 벨리 카고 용량은 2019년 6월보다 38.9% 감소했다. 이는 전용 화물선 용량이 29.7% 증가해 부분적으로 상쇄됐다고 IATA는 설명했다.
경제 회복 기조, 운임 및 정시성 등에서 해운 대비 커진 경쟁력 등이 항공 화물의 수요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운 운임 상승으로 항공 화물과의 운임 격차는 줄었다. 코로나19 이전 항공 화물의 평균 운임은 해운 운임보다 약 12배 비쌌으나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올해 5월에는 6배 수준까지 줄었다. 게다가 항만 적체 현상으로 컨테이너 운송의 스케줄 신뢰도는 코로나19 이전 70~80%에서 5월에는 약 40%로 떨어졌다.
윌리 윌시 IATA 사무총장은 “항공 화물은 국제 여객 사업이 황폐해진 상황에서 항공사의 생명줄”이라며 “중요한 것은 상반기 실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항공 화물 운임은 예년보다 올라 여객 수익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지수의 홍콩~북미 노선의 6월 운임은 ㎏당 7.89달러로 지난해 최고치 7.73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5월에는 8.7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 항공사들은 고부가가치 화물 수송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ㆍ외에 코로나19 백신을 운송하고 있다. 7월 초에는 필리핀에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 백신을 수송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미국산 체리, 달걀 등 특수화물 수송을 확대했다.
지난 분기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1조35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61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었다.
화물 사업에 힘입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대한항공이 1122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3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