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은평구에서 만난 백종두(63) 자원관리사는 "분리배출에 대해 설명해주면 아이들이 곧잘 따라할 때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의 자원순환에 대한 철학이 그대로 녹아있는 은평그린모아모아사업은 2019년 시범사업을으로 시작해 지난해 7월부터 16개 모든 동에서 시행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기존의 재활용 배출·수거 체계의 문제점에 주목했다. 그린모아모아사업은 일주일에 1번 4시간 동안 마을별로 지정된 장소에서 주민들이 직접 투명페트병, 종이 등 8개 품목의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생산과 소비,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구조를 만들고 올바른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 활성화로 저탄소 친환경 사회를 구축하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16개 동 150개 지정장소에서 1회 평균 10톤을 수거하고 자원관리사 활동을 통해 일자리 창출도 하고 있다. 모아모아 장소마다 2~3명의 자원관리사가 배치돼 약 350명이 활동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자원관리사는 운영 장소 관리와 함께 주민들에게 올바른 분리배출을 알리고 이웃과 소통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수거한 품목의 95% 이상이 직매각이 가능해 연간 4200만 원 정도의 선별비도 절약할 수 있다.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와 폭염으로 쉬어가고 있다. 김 구청장은 "단순히 재활용을 분리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 엄마ㆍ아빠 손을 잡고 나오는 아이들과 주민들이 만나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이 마련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만큼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쉬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그린모아모아사업이 네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효자사업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린뉴딜 일자리인 자원관리사를 통해 지역일자리 창출, 주민참여 교육, 올바른 분리수거, 높은 재활용률이라는 네가지 효과를 동시에 준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그린모아모아사업은 광역자원순환센터 운영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재활용률을 올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진관동 76-40 일대에 광역재활용 선별시설을 완전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축구장ㆍ족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하는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지난 4월 건립착공에 들어가 2023년 9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한때 극심한 주민 갈등에 부딪혔지만 끊임없는 소통으로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김 구청장은 "수차례 집회와 농성, 수천 수만 건에 이르는 반대 민원에 시달리기도 했다"며 "사업부지와 가까운 20여개의 단지를 직접 찾아가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의 노력으로 건립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하고 우려하는 부분도 많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은평구민들의 재활용에 대한 높은 인식에 대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적게 버릴지 구민들이 먼저 고민하고 있다"며 "그린모아모아사업과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이 자원순환사회를 열어가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광역자원순환센터가 완공되면 은평구는 재활용, 서대문구는 음식물, 마포구는 소각폐기물을 처리하는 서북3구 협력체계를 방탕으로 안정적인 폐기물처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