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버스 출발도 안했는데…'이준석·후보들' 신경전 '시끌'

입력 2021-08-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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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토론회 강행은 월권, 선관위 권한"
이준석 "이제와서 모르는척 안 돼"
유승민 "경준위 결정, 최고위원이 무시해 유감"
원희룡 "경주누이 독단이 선 넘어"
윤석열·최재형 "토론회, 요청오면 적극 검토할 것"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입당한 윤석열 예비후보를 접견한 후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입당한 윤석열 예비후보를 접견한 후 대선주자들의 완전 충전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대선후보 경선 버스 출발을 앞둔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예비후보 토론회를 일주일 가량 앞둔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물론 대선후보 측까지 나서서 설전을 벌이고 있어 내분 조짐까지 보인다.

당 지도부인 김재원 최고위원는 11일 라디오에 나와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의 토론회 강행 `월권 논란`을 제기했다. 그는 “합동토론회, TV토론 등은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으며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라며 “그걸 경준위가 하겠다고 나서는데, 권한이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막무가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준위가 출범할 때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런 것을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하라고 용인한 적도 없다”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에도 비슷한 내용의 주장을 하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충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휴가 중임에도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을 향해 “경준위 역할에 대해선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논의하고 의결해 발표했다”며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것처럼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친윤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쓴 ‘약속의 땅’ 표지 사진을 올리며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고 언급했다.

앞서 대선 경준위가 주최한 행사에 윤 전 총장의 잇단 불참에 지도부 패싱 논란이 일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정 의원이 당이 마련한 대선주자 행사를 ‘가두리 양식장’으로 깎아내리며 윤 후보를 돌고래로, 나머지 후보들을 멸치, 고등어 등에 비유해 논란을 더 키운 것에 빗대어 한 표현이다.

그러자 정 의원은 또 “오바마의 좋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참 딱하다”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대선 주자들도 반발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 캠프 상황실장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관리에 혼란을 부추기는 일을 자중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경준위는 최고위원회로부터 당헌·당규에 규정된 경선룰을 제외한 모든 일정과 내용에 관해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런 경준위의 결정을 김 최고위원이 SNS를 통해 무시하는 행태에 심심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의 개인 사당이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며 이 대표를 겨냥해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경준위는 월권하지 말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경준위는 바로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토론회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캠프 관계자로부터 얘길 못 들었다. 당에서 요청이 오고 캠프에서 얘기하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어떤 이슈나 특정 방식의 검증 내지는 면접이나 토론에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주제 등을 검토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다소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최 전 원장은 “공식적으로 통지 받지는 못했지만 통지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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