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노브랜드 피자’로 고가 논란 피자값 잡을까?

입력 2021-10-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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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 (사진제공=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에 이어 ‘노브랜드 피자’의 론칭을 타진 중이다. 프랜차이즈 피자 선두 브랜드들이 고가 정책을 이어 가는 가운데 가성비를 높인 피자 브랜드를 내놓을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7일 ‘노브랜드 피자’의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노브랜드 피자의 창업비용은 가맹비 1650만 원을 포함해 1억6835만 원이며, 단위면적(3.3㎡)당 인테리어 비용은 308만8000원, 기준점포면적 43㎡으로 총 인테리어비용은 4015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노브랜드버거의 인테리어 비용 9350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노브랜드 피자의 론칭이 임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상표권처럼 우선 등록만 해둔 상태”라며 “사업에 나설지 아닐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맹사업을 하지 않고 직영점만 운영할 경우 가맹사업법상 정보공개서 등록 의무가 없다.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는 것은 곧 가맹사업에 대한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노브랜드는 신세계그룹의 자체 브랜드(PB)로 초장기에는 공산품 위주로 이마트와 이마트24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다가, 제품 인기기 높아지면서 해당 브랜드 제품만 모은 기업형 슈퍼마켓까지 모델이 확대됐다. 현재 전국에 275곳이 있다.

2019년 8월에는 ‘노브랜드’ 브랜드에 햄버거를 결합한 노브랜드 버거를 내놨다. 론칭 후 1년 8개월 만인 지난 5월 100호점을 돌파했고, 최근에는 부산 하단아트몰링점을 오픈해 150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노브랜드=가성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브랜드버거의 시장 영향력도 커졌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햄버거 브랜드 선호도에서 노브랜드버거는 론칭 1년 만에 5.1%로 6위를 차지했다.

노브랜드 버거는 브랜드 명으로 사용한 노브랜드 상품처럼 젊고 트렌디하며 가성비를 무기로 한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 제품 가격은 단품 1900~5300원, 세트 3900~6900원으로 경쟁 프랜차이즈보다 저렴하다. 이에 따라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버거를 정식 출시할 경우 노브랜드 버거처럼 가성비를 높인 형태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제공=피자헛)
(사진제공=피자헛)

노브랜드 피자 역시 젊고 트렌디하며 가성비를 갖춘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노브랜드 피자가 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최근 피자 시장은 고가와 저가로 양분화돼 있다. 전통 업체들이 고가 전략을 고수하며 각종 프로모션으로 상시 할인 마케팅에 나선 가운데 2010년 대부터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피자 브랜드가 다수 등장했다.

실제 최근 한 도미노 피자가 최근 선보인 블랙버스터4 라지 사이즈 피자의 정상 가격은 3만5900원 이지만, 엣지에 치즈를 추가하면 4만900원이 된다. 다만 상시 25~35% 가량의 할인 이벤트를 열어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은 여기서 줄어든다. 이에 비해 프랜차이즈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경우 라지 사이즈 피자와 치킨 세트가 1만9900원~2만2900원에 불과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피자 브랜드 선호도는 도미노피자(21.1%)가 1위를 차지했고, 피자알볼로(10.5%)와 피자헛(9.3%), 미스터피자(7.7%) 등이 뒤를 잇는다. 하지만 저가 피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상위 10개 중에는 피자스쿨(4.6%)과 피자나라치킨공주(2.5%)를 비롯한 저가 피자로 분류된 3~4개도 이름을 올렸다. 대기업 브랜드인 노브랜드 피자의 가격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그만큼 큰 셈이다.

(사진출처=오뚜기)
(사진출처=오뚜기)

노브랜드 피자가 냉동 피자 업계와 경쟁을 펼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2016년 198억 원에서 2018년 952억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가정간편식 인기가 높아지며 715억 원으로 주춤했지만, 올해 1분기는 약 240억 원으로 다시 반등세다.

국내 냉동피자의 효시는 2016년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은 오뚜기다. 이어 2018년에는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뛰어들었다. 시장 초창기에는 가성비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 상품은 지난해 12월 CJ가 내놓은 ‘고메 프리미엄 피자’로 출시 두 달만에 100만 개가 판매됐다. 이 제품은 대형마트에서 2개에 1만5960원에 판매된다. 노브랜드 피자의 가격정책이 냉동피자까지 양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피자 시장은 전통 업체들이 꽉 쥐고 있는 고가 시장과 국내 업체를 중심으로 한 저가 시장이 구분돼 있다”면서 “이마트까지 가세하면서 피자 시장을 키워준다는 점은 반길만한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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