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2699억 원의 개발이익을 더 챙겼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사업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2699억 원의 개발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매입한 대장동 공동주택 4개 구역(A1·A2·A11·A12)에서 아파트를 공급해 1조3890억 원의 분양 매출을 올렸다. 만일 이 구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분양 매출은 토지비 5173억 원에 기본형건축비 6018억 원을 더한 1조1191억 원에 그쳤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로 구성된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택지비의 경우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으로 5700억 원에 5개 구역(아파트 4개·연립주택 1개)을 매입한 가격을 토대로 추정해 5173억 원이 나왔다.
건축비는 2018년 12월 입주자 공고 당시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기본형건축비와 최근 분양한 3개 단지(서초 원베일리·힐스테이트리슈빌 강동·고덕강일 제일풍경채)의 건축비 가산비 평균 비율 26.3%를 반영해 계산한 결과 6018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책정한 택지비와 건축비를 더하면 1조1191억 원이 되는 셈이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5월 폐지됐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9년 10월 부활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동별로 '핀셋 시행'을 하고 있다. 대장동은 개발사업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까지도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아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애초 계획대로 대장동 개발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로 개발했거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더 빨리 전면적으로 시행했어야 했다"며 "그랬다면 개발이익 일부는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가 화천대유에 막대한 개발이익이 귀속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민관합동 방식의 개발이지만 공공 영역이 거의 한 일이 없다고도 비판했다. 임대주택 건설도 전체 공급 물량 5684호 중 595호(국민임대 221호, 행복주택 374호)로 10%에 그쳤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