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이 세종특별자치시 도심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시민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수달의 서식지를 보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나선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세종시 도심하천인 제천의 하류 유역과 세종보 등 금강 본류 구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달이 서식하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수달은 과거 아시아와 유럽의 하천 변에 널리 분포했으나 도시화 및 하천 개발에 따른 수질오염, 서식공간 훼손, 남획 등으로 수가 급격히 줄었다. 일본에서는 2012년 8월 공식적으로 야생 수달이 완전히 멸종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올해 5월 금강으로 이어지는 제천변 산책로 등에서 수달의 서식 흔적이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제천과 금강이 만나는 최하류부터 상류까지 약 3.5㎞ 구간에 대해 수달 정밀 조사를 했다.
연구진은 약 4개월간 분변과 발자국 등 흔적을 탐색하고 움직임 감지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달을 조사해 제천 구간에 서식하는 수달의 모습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제천 하류 구간에서 확인된 수달은 최소 2마리 이상으로, 약 3∼4일 간격으로 출현했다. 특히 가족으로 추정되는 성체 수달 2마리가 함께 다니는 장면이 촬영됐다.
하천 안에서 먹이를 찾거나 특정 바위에 여러 차례 배변하며 영역 표시를 하는 장면 등도 촬영됐는데, 이는 수달이 제천을 단순한 이동통로가 아닌 실제 서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태영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실장은 "수달은 하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핵심종이자,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깃대종"이라며 "제천에 수달이 서식한다는 것은 이곳의 하천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수달은 세종보 구간을 포함한 금강 본류와 제천 하류 유역을 중심으로 생활하며, 종종 세종시 내 도심하천 일대를 오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장은 "세종보 등 금강 본류뿐 아니라 세종시 도심을 관통하는 제천에도 수달이 서식한다는 사실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경부는 세종시와 긴밀하게 협조해 시민과 수달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