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 자산총계 2010년 7.6조→올해 9월 70.7조로 '10배'가량 늘어
미래에셋글로벌리츠 기관 경쟁률 '1019.58대' 1 역대 최고
공모주 기대감 꺾인 점도 리츠 시장에 반사이익
'리츠(REITs)'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ㆍ지분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회사나 투자신탁을 뜻한다.
리츠 투자 키워드는 '배당 수익'과 '안정성'이다. 리츠는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수익은 부동산 임대료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고 수익과 안정적 운영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인기가 있다는 평가다.
코스피가 2900에서 3100선 사이 박스권에 갇힌 점도 리츠 매력을 부각시킨다는 분석이다.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박, 금리 인상과 미국 테이퍼링 가속화 등이 증시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리츠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 22일 국토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리츠 수는 302개, 자산총계는 70조7000억 원으로 파악된다.
11년 전인 2010년의 경우 리츠 수는 총 50개, 자산총계는 7조6000억 원 수준이었다. 약 10년 사이 리츠 수는 6배, 자산 규모는 10배가량 늘었다.
상장 리츠 수도 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상장 리츠는 총 15개였다. 이후 이달 18일 NH올원리츠가 상장한 데 이어 미래에셋글로벌리츠와 신한서부티엔디리츠가 다음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에셋글로벌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국내ㆍ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국내ㆍ외 1106개 기관이 참여해 약 91억8800만주를 신청했다. 기관 주문 규모만 '46조3562억 원'에 달했다. 경쟁률은 1019.58대 1을 기록하며 공모 리츠 사상 역대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미국, 서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핵심 지역 소재 우량 임차인이 장기 임차한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및 오피스 등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영속형 상장리츠다.
현재 미국 물류 요충지인 휴스턴, 탬파,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아마존과 페덱스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상인증권은 이날 "해당 리츠는 아마존, 페덱스와 같은 글로벌 우량 기업을 10년 이상 장기 임차인으로 유치하며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3개 물류 자산 모두 미국 물류 핵심지에 위치해 있으며 임대료 상승이 확정돼 있어 매각 시점까지 지속적인 자산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 만료 후에도 연장 가능성이 높기에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다음달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17일부터 18일까지 기관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날 회사 측에 따르면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수요예측 경쟁률은 564.84대 1을 기록했다.
총 공모 주식 수 2697만7842주의 70.35%인 1897만7842주에 대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827개의 기관이 참여했다.
승만호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대표이사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안정적인 수익성과 잠재된 성장성이 매력적으로 평가된 결과”라며 “향후 물류단지,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348억 8900만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으로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모리츠로 신한서부티엔디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신한서부티엔디제1호리츠, 자리츠)의 지분 증권 100%를 편입한다.
자리츠는 현재 서부티엔디가 확보 중인 용산 그랜드머큐어 호텔을 매입할 예정이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의 상장이 완료되면 호텔을 자산으로 둔 리츠의 국내 최초 상장 사례가 된다.
한편, 최근 공모주 열풍 기세가 한풀 꺾인 점도 리츠 시장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역대 최고 수준의 IPO(기업공개) 호황이 이어지며 상장시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종목들이 속출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15개사는 따상을 기록하며 화려한 증시 데뷔에 성공했다.
다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며 시장에선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다. IPO에 나섰지만 따상은커녕 공모가에로도 회복을 못하는 종목이 나오고 있으며, 수요예측 부진으로 인해 아예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