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민사소송법은 당사자가 소송을 지연시키지 않도록, 소송의 정도에 따라 공격방어 방법을 적절한 시기에 제출해야 한다는 적시제출주의를 도입했다. 또한, 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화해와 조정 등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를 폭넓게 인정하였다.
그렇지만 특허 등록에 관한 처분의 정당성, 등록된 권리의 무효 여부, 무권리자의 행위가 권리범위에 속하는지의 여부 등에 관한 분쟁에 관한 1차 심판은 특허가 가지는 기술적 전문성을 고려해서 법원이 아니라 행정기관인 특허심판원에서 판단하는 특허심판으로 처리하므로, 민사소송법의 절차를 그대로 따르지 않아서 적시제출주의와 대체적 분쟁해결제도가 인정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특허심판의 심판처리 기간은 2016년에 평균 10개월, 2018년에는 평균 15개월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2016년 민사소송 1심의 평균 처리기간이 단독사건은 5개월을 조금 넘었고(160.8일), 합의사건도 8개월을 경과한(252.3일) 상황과 비교해볼 때 심각한 처리지연이었다.
적시제출주의로 법원의 재판절차가 빨라졌는지는 수치로 직접 확인이 어렵지만, ‘2016 사법연감’을 보면 민사 1심 본안사건 30만8595건 가운데 조정이나 화해가 성립된 사건은 4만9277건(16%)으로 나타났다. 대체적 분쟁해결제도만 제대로 활용해도 재판의 부담이 6분의 1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특허심판 지연도 더는 방치할 수 없다. 마침내 8월에 특허법을 개정한 데 이어, 3개월의 예고기간을 거쳐 11월 18일부터 특허심판에서도 적시제출주의와 조정위원회 회부제도를 실시한다.문환구 두리암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