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가 킬러 콘텐츠를 찾기 위해 올해도 분주하다. 하나의 흥행작이 열 작품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내는 만큼, ‘더 재밌는’ 콘텐츠를 찾아 헤매고 있다.
8일 OTT 업계에 따르면 질 좋은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콘텐츠인 킬러 콘텐츠는 OTT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 하나가 발생시키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발생시킨 ‘임팩트 밸류(경제 가치)’가 8억9110만 달러(약 1조 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2140만 달러(약 253억 원) 수준 제작비로 1조 원의 가치를 창출했다며 ‘효율성’ 지표는 41.7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옷 소매 붉은 끝동’으로 웨이브도 흥행 효과를 누렸다. 웨이브에 따르면 해당 작품은 종영 이후에도 나흘간 전체 콘텐츠 중 인기 순위 1위를 지켰다. 종영 직후인 2일에는 웨이브 트래픽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분당 최고 동시 접속자도 2일 오후 11시경 32만5000명을 기록하며 직전 기록인 31만6000명을 갈아치웠다.
드라마가 끝났지만, 화제성이 높고 관람 성향도 변화하면서 관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시청하는 ‘정주행 족’이 OTT를 통해 콘텐츠를 통째로 감상하기 시작한 것.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는 ‘과몰입 족’도 있다. 조선 22대 왕인 정조를 소재로 한 옷소매 붉은 끝동이 흥행하자, 앞서 방영했던 드라마 ‘이산’ 검색량도 늘어나는 식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실제로 ‘이산’을 시청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픽이나 유료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OTT 서비스의 수익도 늘어난다. OTT 서비스로서는 콘텐츠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고 서비스 이용 시간을 연장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OTT 서비스들은 독점 작품을 수입하거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며 IP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OTT 기업이 콘텐츠 개발을 위해 투입할 자금은 약 1150억 달러(약 13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디즈니는 지난 6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규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하며 아태지역에서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넷플릭스도 연초부터 오리지널 영화와 예능을 선보이며 1위 굳히기에 집중하고 있다.
토종 OTT도 맞서고 있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드라마 ‘트레이서’를 시작으로 올해 드라마·영화·예능 등 총 20편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 HBO와 손잡고 해외 독점 콘텐츠도 내놓는다.
티빙 역시 올해 초 오리지널·독점 콘텐츠 라인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로는 이서진, 라미란이 출연하는 ‘내과 박원장’, 연상호 작가의 초자연 스릴러 ‘괴이’ 등이 연초 공개되며 지난해 흥행작의 시즌 2도 제작한다. 미국 미디어 그룹 ‘바이아컴CBS’와 협력해 영화 ‘탑건’,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공하는 브랜드 관을 열고 해외 독점 콘텐츠도 제공한다.
OTT의 콘텐츠 확보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올해도 OTT 산업의 성장이 점쳐진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에 이어 올해 초 본격적인 ‘4차 웨이브’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OTT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국내외 OTT가 흥행할만한 콘텐츠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며 “드라마나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서비스 성장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